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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세 번을 모두 탕수육을 튀겨 먹었다. 간만에 제대로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먹는 사람들도 맛있다며 먹었으니, 뭘 더 바라랴.
1. 하얀 색 튀김이 안 났던 이유
감자전분으로만 튀기는건 똑같은데도 티비에 나오는 탕수육은 하얗고 이쁘게 튀겨지는데 내가 하는건 노란 기운이 돌면서 튀김가루로 튀긴 것처럼 되는 경우가 많았다.
원인은 ‘감자전분의 양이 부족’ 했던 것.
집에서 하다보니 기름을 아끼게 되고, 그렇다보니 감자전분도 적당하게만 하려고 해서 그랬나보다.
이게 정확한 이유가 되기는 힘들어 보이는데 오늘은 하얗고 이쁘게 튀겨졌으니 유일한 차이라고는 전분의 양 뿐이어서 이렇게 판단 중이다.
2. 생강은 생강청이 좋은 듯
밖에서 파는 탕수육은 재료가 정말 최소화되어 있다.
돼지고기 + 소금 + 후추
아마도 이게 고기의 밑간, 거의 전부일 것이다.
맛을 내기 위해 미원 같은 것을 넣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이 들어가든 재료값을 생각해 최소화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집에서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집에서는 마늘다진것만 고기 600그람에 서너수저가 듬뿍 들어갈 정도로 많이 넣고 버무린다.
생강은 그동안 생 생강을 조금 다져서 넣었는데 오늘은 약간은 달게 나온 생강청(액체로 된 것)을 넣었더니 맛도 잘 어울리고 생강 맛은 느껴지지 않지만 뭔가 들어가서 냄새와 맛을 좋은 쪽으로 조절해 준 느낌은 드는게 딱이었다.
3. 고기 밑간은 이렇게 했다.
돼지고기를 탕수육 잘하는 곳으로 소문난 곳에서처럼 조금 두텁고 길게 썰었다.
오늘은 등심을 썼는데, 마트에 갔더니 안심이 너무 작은 덩어리로 되어 있었고 등심은 반토막만 내어 그대로 세로로 잘라내면 바로 탕수육 고기가 나올 정도로 크기와 모양이 모두 잘 잡혀 있어 그렇게 했다. 돼지고기 700그람에 11,000원 조금 안되었는데 내 기준에는 비쌌다.
딱히 피를 뺄 필요는 없어보였기에 그대로 썰어 간을 해서 버무렸다.
밑같에 들어간 것은,
소금, 후추, 마늘다진것, 생강청
이 전부다.
4. 감자전분의 양
물을 넣어 전분을 불리고 위에 분리된 물은 따라버린 상태에서, 그러니까 가루인 상태가 아니라 물에 완전히 불은 상태에서(감자전분은 물에 오래 담근다고 해서 계속 불어나는게 아니라 최대한 불고 난 후에는 더 불지 않아서 냉장고에 물과 함께 섞어 넣어두고 다음날 아침에 물만 따라내고 써도 된다고 한다.) 고기의 양보다 약간 적게 잡아주면 튀김에 딱 좋은 양인것 같다.
이보다 적으면 튀김옷이 하얗게 나오지 않는다. 너무 적어서.
이보다 많으면 튀김옷이 두꺼워지는데 감자전부이기 때문에 겉의 바삭함 바로 아래부터 쫀득쫀득한 떡처럼, 마치 꿔바로우처럼 되는 구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튀길 때 잘 하면 이것도 줄일 수 있지만 처음에는 이게 약간 어려울 것이다.
5. 1차 튀김
약한 불에서(전분옷을 기름에 넣고 약 3초 뒤에 위로 떠올라오면 딱 좋은 온도) 1차로 튀겨준다. 튀김옷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적당히 묻혀 해 보자. 그리고 적으면 다음에 더 입혀 하고, 많으면 덜 입혀 하면 된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보자. 그러면 감이 생긴다.
1차로 튀기고 나면 부피가 줄어들고 뭔가 맛없게 생겨지기 시작한다.
2차로 튀기면 이게 다시 부푸는 느낌이 들면서 하얀색과 살짝 갈색으로 맛있게 변해가며 바삭하고 살짝 쫀득한 느낌이 들어가 있는 맛있는 식감의 탕수육이 완성된다.
6. 탕수육 소스의 비율은 이전 글의 황금비율이 딱 좋다.
간만에 맛있고 바삭하게 잘 된 탕수육을 먹어 기분이 좋아 끄적여봤다.
내일은 간짜장을 해 먹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