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영화 디벨레 (Die Welle / The Wave, 2008)
독재정치는 잠들어 있을 뿐 완전히 종식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디 벨레’는 다큐멘터리적인 영화이고 주제는 이렇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면 더 이상 독재는 없는걸까?
독일은 선진국이며 인권과 법, 그리고 민주주의적인 면에서 모두 앞서가는 나라이다. 학생들은 히틀러 나치시대의 독재정치에 대해 배우며 시큰둥할 수 밖에 없다. 독재는 더 이상 일어날 일이 없는데 왜 경각심을 가져야 하고 그와 관련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지루하기만 하다.
그러자 독재정치 과목을 담당한 선생님은 실험을 한다.
단체행동을 만들고, 조직을 만들고, 구호를 만든다.
선생님이 이 실험을 시작하면서 의도했던 결과는 이렇다. 여론형성과 선동을 위해 나치들이 시행했던 방법들을 약간 모습을 달리해 학생들에게 적용시킨다. 그렇게 점점 변해가는 학생들이 마침내 어떤 선을 넘어 독재가 언제든 부활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그때가 되면 학생들에게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지금 너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독재정치는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선생님은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하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시작은 물론 그 마지막까지도.
그러나 학생들은 그가 생각했던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 영화를 보고 나면 독재자, 독재정치… 구시대적 유물과도 같은 이 현상들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 해서 그것들이 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만 보이지 않는 곳에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지도자와 언론, 사회가 정상적인 기능을 제대로 다 하지 못할 때 잠들어있던 독재정치는 다시 깨어난다.
우리나라의 언론과 관련되어 중요한 메세지를 읽을 수 있던 영화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