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인도영화라고 하면
1. 황당한 액션
2. 뜬금없는 군무
만 떠오르는게 대부분일 것이다.
게다가 피부색도 익숙치 않은 외국 영화에 속하니까 이 부분도 분명 뭔가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대부분 미국 영화와 그와 비슷한 것에 익숙해져 있으니 말이다.
나는 그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인도영화만 300편을 넘게 보았고 즐기는 사람이 됐다.
앞에 언급한 황당한 액션과 뜬금없는 군무는 여전히 많은 인도영화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잘 만든 영화에서는 액션씬이 정말 훌륭하고 춤과 노래는, 그것이 있기 때문에 더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이야기가 좋아지는 것도 많다.
게다가 모든 것이 ‘현대화’된 요즘, 여전히 옛날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인도영화의 매력이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기도 한다. 그래서 40대 이상의 사람들이 더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나만의 작은 편견이 있다.
소재와 스토리의 다양함은 모든 것을 망라한다. 소위 말하는 ‘인도식’은 당연하고, 헐리우드식 연출과 스토리, 화면 등 모든게 다 있다. 장르 역시 모두 다 있다.
거의 모든 나라의 영화들이 물론 그렇다면 그렇겠지만, 인도영화는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양’을 가지고도 있다. 양에서 질이 나온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개봉하다보니 그만큼 훌륭한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인도영화에 빠져든 계기는 어떤 영화 때문이었다. 인도인들의 피부톤이 인도의 여러 색감들에 잘 어울리는지를 처음 알았다. 거기에 황인이나 백인을 가져다 놓았다면 그런 색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내용은 굉장히 진부하고 또 진부했지만 연출이 좋아 점점 더 빠져들기 좋은 영화였다. 그 영화를 계기로 색감을 따라 인도영화를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그렇게 맛살리안이라는 곳을 알게 된게 인도영화에 빠져든 시작이었다.
이제는 중독됐다. 가끔씩, 아무리 바빠도 한두주에 한 편은 꼭 봐줘야 뭔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쉬고 있을 때면 갑자기 인도영화나 볼까? 라며 뭘 볼지 찾아보기 시작한다. 유튜브에서도 인도영화의 뮤직비디오를 찾아보며 플레이리스트까지 만들어뒀다. 애플뮤직에도 마찬가지다.
처음의 감탄은 많이 사라졌지만 이제는 중독되었기 때문에 즐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맛살리안의 번역자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 한글 번역이 없었다면, 자연스러운 번역이 없었다면 그렇게 많은 영화를 보며 빠져들기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 200편까지는 영화 한편한편 짧게 메모를 해 두었는데 사는게 힘들다보니까, 너무 지쳐서 그냥 틀어놓고 보는 때가 많아져서 이제는 그럴 때가 드물다. 뭔가 한정된 공간을 넘어 시간을 넘어 뭔가 넓디넓은 또 다른 세계를 즐기고 싶다면 인도영화를 추천한다. 맛살리안이 좋은 통로가 될 것이라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