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
(家に帰ると妻が必ず死んだふりをしています。/ When I Get Home, My Wife Always Pretends to Be Dead /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반드시 죽은 척을 하고 있습니다, 2018)
재혼 후 3년, 집에 들어가면 아내가 항상 죽은 척을 하고 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다른 모습, 다른 상황으로 죽어있는 연기를 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고 그 다음에는 조금씩 호응해 주다 보니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아내는 왜 갑자기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된 걸까?
이야기는 이제 그 이유를 알아가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에 맞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그나저나 남자 주인공… 순간 주성치인줄… 생각해보니 어디선가 봤던 사람인 것 같은데… 일본배우를 잘 모르는 내가 알 정도라면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배우가 아닐까 싶다.)
주의점! 아래의 트레일러 영상은 안 보기를 추천한다. 볼 수록 소소한 재미들을 못 건질 것이다.
이 영화의 재미는 아무것도 아닌 장면들에도 있기 때문에
아래의 트레일러는 다 보고 난 후에 재미로만 봤으면 싶다.
소재 자체가 왠지 일본스러웠다. 그러나 그 이상의 뭔가를 더 생각할 수는 없었기에 내용은 대충 그 정도의 코믹한 에피소드만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의외로 촘촘한 전개가 이어졌다. 슬슬… 나도 슬슬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아내는 왜 그러는 걸까?
이유가 뭐든지간에, 아니 이유가 뭔지가 중요하려나? 여하튼 결국 결말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 두가지가 궁금해졌다.
그렇다고 이 한가지 이야기만으로 내용이 계속된다면 영화는 분명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 날 것이다. 그래서인지 또 다른 부부가 등장했고 직장생활, 부부끼리 만남, 그 부부의 이야기 등의 곁가지 에피소드들이 등장하고 나중에는 이 이야기가 주인공 부부의 것과 엉키면서 영화의 긴 호흡은 적당하게 조절된 듯 싶다. 더구나 과거 회상이라던가 세탁소라는 또 다른 장소라던가… 이런 약간의 변화들은 내용의 강약조절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또 중간중간… 마음에 와 닿는 대사들은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여준 것 같다.
‘어떻게든 되거든요.’
‘그러네, 어떻게든 되네.’
‘듣기 좋은 말도 상처가 되죠.’
별거 아닌 듯한 시작에서 천천히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로 잘 이끌어 갔다. 중간에 약간은 늘어지는 부분이 있긴 했는데 전반적으로는 괜찮았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일상의, 공감되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괜찮게 보았다.
조용한 가운데 혼자 그런 일본영화 한 편 보고 싶을 때 추천해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