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감독의 대표작, 영화 비틀쥬스(Beetlejuice, 1988)
‘팀 버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공포 이미지가 있는데 일반적인 공포영화의 그것과는 다르다. 음산함과 기괴함이 독특하게 섞여 있다. 영화 ‘비틀쥬스’는 그런 팀버튼의 이미지가 가장 잘 살아있는 영화이다. ‘크리스마스의 악몽(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1993)’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오래전 영화이어서 ‘알렉 볼드윈’과 입가가 매력있는 ‘지나 데이비스’의 한창일 때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이들은 각각 ‘애덤’과 ‘바바라’라는 이름의 부부로 등장한다.
오랜만에 2주간의 휴가를 얻게 된 부부는 집에서 행복한 휴가를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제인’이라는 아내의 친구가 계속해서 집을 팔라고 귀찮게 한다. 계속해서 거절했지만 그만큼 또 계속해서 찾아와 판매를 권하는 제인, 참 짜증나는 존재이다. 그러던 어느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부부는 개를 피하다가 차와 함께 물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 사고로 유령이 된 애덤과 바바라. 처음에는 자신이 유령이 된 줄 모르지만 점점 상황을 인식하게 되고 ‘신참 고인을 위한 지침서’를 통해 유령으로써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익혀 나간다.
부부가 사망하자 ‘제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집을 파는데 한 몫 한다. 참 얄미웠다.
새 주인으로 온 가족은 이 집에 변화를 주고 싶어하지만 유령이 된 애덤 부부는 그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공포를 주어 쫓아내려고 하는데 서투른 유령의 행동에 이들은 오히려 즐거워한다. 어쩔 수 없이 ‘비틀쥬스’라고 하는 ‘인간퇴치 공포전문가’를 부르게 되는데…
…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에는 많이 무서웠다. 스톱모션 형식으로 멈칫멈칫 움직이는 것 자체에서 이상한 공포가 느껴졌다. 전체적으로는 코믹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비틀쥬스의 모습도 그렇고,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기괴함에 일반 공포영화와는 다른 또 다른 무서움을 느껴야 했다.
오랜만에 다시 봤지만 그 특유의 무서움은 그대로였다. 전보다 조금 약해졌을 뿐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새로 온 가족이 투자자들과 함께 저녁을 즐길 때, 유령 부부가 이들을 통제해 강제로 춤과 노래를 부르게 하는 장면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봐서 그런지, 왜곡된 기억이 많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틀쥬스의 모습을 굉장히 유쾌한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반대로 굉장히 냄새나고 무섭게 생겼다는 것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또 줄 서며 기다리는 사람의 머리가 너무 작게 변한 모습은 오랫동안 공포스런 모습으로 남아 있었는데 다시 보니까 그 공포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다시 보게 되니까 전에는 보이지 않았거나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자세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그만큼 재미도 있었고, 팀 버튼 감독의 대표작은 역시 비틀쥬스라는 것도 재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