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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irants (Hindi, 2021) – 지나친 광고로 형편없어진 내용

인도 힌디 드라마 : Aspirants S01 (2021)

영화가 아니라 UnAcademy의 광고나 다름없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걸로 이야기를 질질 끌고, UnAcademy라는 곳에 대한 광고를 위해 시험에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만들었다. 언아카데미가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학원 같은데 규모가 있는 곳처럼 보인다.

게다가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5점 이상의 평점은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IMDB 평가점수가 현재 9.7이나 된다. 이해가 안된다. 취향차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차이날 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IMDB 점수 중에 이상한 것들이 종종 발견된다. 인도영화 중에 이렇게까지 높은 점수가 나올 수 없는데 너무 높게 나온 것들도 벌써 몇 개를 봤는지 모른다. Aspirants는 그 중에서도 특히 이상하다. 아무리 좋게 평가하고 싶어도 5~6점이 맥시멈인데 9.7이 될 수 있다니… 이런 식이면 IMDB의 평점 중 9점대의 평점이 나온 영화들은 아예 걸러버리고 7점대와 8점대만 참고해야 되지 않나 싶다. 아니면 다른 평점 사이트를 찾아보는게 나을 지도 모른다.

이야기의 중심 소재는 IAS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IAS는 Indian Administrative Service의 약자로 인도의 최고위급 행정직 공무원을 뽑는 시험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참고로 인도의 공무원 시험은 행정 공무원과 관련된 IAS, 그리고 경찰 공무원과 관련된 IPS(Indian Police Service)가 대표적이고 그 밖에 IES와 IFS 등의 (우리나라로 치면) 고시 같은게 있는 것 같다.

주인공은 세 명이다. IAS에 합격해 고위급 공무원이 되어 인도 사회를 더 낫게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Abhilash와,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후 선생님이 되어 IAS와 같은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SK(Shwetketu Jha), 역시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후 HIKE라는 신발사업을 하고 있는 Guri가 그들이다.

내용은 ‘현재’를 기준으로 어떤 이유가 궁금해질 때마다 이들이 IAS를 준비하던 수험생 때 벌어진 때로 돌아가 그 이유를 보여주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런데 초반부터 Abhilash와 Guri 사이에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을 보여주기는 하는데 그 이유는 계속해서 보여주지를 않는다.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에피3까지는 그래도 참아주었다. 억지로 참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에피4에서까지 계속 ‘그 짓’을 하는것을 보고 도대체 왜 이따위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1은 에피소드 5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에피1에서 에피3까지 나온 내용 중에 뭐 하나 제대로 된게 없었다. 정말 아무 내용도 없었다. 둘 사이가 틀어진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전혀 짐작가는게 없었지만, 앞의 에피3까지의 ‘정말 아무 내용도 없는 내용’으로 보건데 분명히 그 이유도 별거 아닐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만큼 내용이 너무 없고, 계속해서 UnAcademy와 학원광고만 해 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기부여에 대한 메세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자세, 그런 이야기들이 한결같이 언아카데미와 연결되었다. 너무 심했다.

이제는 궁금하고 싶지도 않은 이유를 에피4에서도 말하지 않고 얘들 같은 유치한 싸움만 보여주다가, 에피5에 가서야 겨우 밝혔는데 ‘역시나’ 였다. (에라이…) 다 큰 놈들이 꽁생원들마냥 꽁해가지고 얘들도 안 할 그런 싸움이나 하고 있는데 보는내내 이게 뭔가 싶었다.

그나마 Sandeep Bhaiya 라는 사람의 역할만이 볼만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역시 너무 의미없는 내용이었다.

내용도 갈팡질팡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IAS 시험에 도전하라는 것, 성공하면 인생역전이고 실패하면 패배자의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사실은 패배자가 아니고… 라는 식으로 뭔가 의미를 만들어 주는데 전체적으로는 그저 변명에 그칠 뿐이다.

인도의 IAS와 같은 시험은 응시횟수에 제한이 있다. IIT(인도공과대학) 시험과 마찬가지로 소위 말하는 ‘고시낭인’을 막고자 횟수에 제한을 둔 것 같다. 영화를 보다보면 이 부분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설명되지만, 마지막에 가서 갑자기 IAS의 응시횟수가 늘어나면서 그 이유마저 뒤집고 내용도 언아카데미라는 학원(정확히 어떤 곳인지 모르겠음) 광고로 이어진다.

Abhilash는 마지막 응시기회에서도 떨어져 어떤 곳에 취직했다. 그 안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한 순간도 행복했던 적은 없었다. 떨어졌던 IAS에 대한 미련을 항상 품고 살아갔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IAS의 응시횟수가 늘어나 본인에게도 또 한 번의 기회가 온 것을 알게 되었다. 상사가 승진을 제안하는 그곳에서, 회사를 떠나 다시 한 번 IAS에 도전하기 위해 행복한 모습으로 뛰쳐나갔다.

영화에서는 이를 ‘도전’처럼 묘사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모순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언아카데미에 대한 홍보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장면이었다. 다시 말해 영화가 아니라 5부작 홍보물인데 그마저도 우격다짐, 혹은 막무가내식 전개였다.

그래도 이 영화가 좋았던 게 하나 있었다. 소음.

길거리 소음이 의외로 많이 그리고 자연스럽게 담겨 있던 것 같다. 나도 참 뜬금없는 것 같은데 어쨌든 그 부분이 좋았다. 유튜브에서 인도여행객들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릭샤의 소음 같은게 너무 심한 영상들 말고, 적당한 소음과 적당한 분주함, 적당한 시끌함이 있는 그런 영상이 참 좋다. 이 드라마에서 그런 것들을 적당히 즐길 수 있던 것 같다.

영화의 처음이었나, 이런 문장이 있었다.

‘You cannot move on in life fearing difficulties
and thoe who try do not fail.’
– Sohan Lal Dwivedi의 시 중에서

멋진 문장인데 영화를 보고 나면 아, 언아카데미 홍보하려고 넣은 문장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반감만 생겼다.

‘They failed but improved.
… so just be strong and stay there.
Don’t run away from failures
Because failure teaches you and makes you IAS.’

이 영화에서 그나마 건질 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말 그대로 ‘부분’으로 봤을 때 뿐이다.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시험에 실패하면 결국 남는 것은, 인생의 가장 중요할 지도 모를 때의 몇 년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후 미련을 포기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도저도 아닌 삶이다. 그리고 한 번에 붙기도 어렵다. 따라서 어떻게 해서 마지막까지 정신력을 유지하면서 열심을 다 할 수 있을지, 그것을 위한 동기부여를 어떻게 하고 그것을 어떻게 마지막까지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또 많은 수험생들이 고민하는 Plan B에 대한 부분, 즉 몇 년의 도전 후에도 시험에 실패하면 무엇을 하고 먹고 살지에 대한 고민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그렇게 고시낭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잃게 되는 것도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시험 전에는 Tripod라고 불리며 세 명의 우정이 단단했지만(그러나 영화에서는 그렇게 단단해 보이지도 않았다. ISA에 합격한 Abhilash는 처음부터 tripod 의 구성원이 아닌 모습이 더 많이 보였을 뿐이다.) 시험 후에는 우정은 희미해지고 6년이라는 기간 동안 서로 연락도 하지 않을 정도가 된다. 그리고 ISA에 합격한 자와 아닌 자의 삶도 분명히 대비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부분만 본다면 그만그만한 내용이 담겨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내용 전개가 무척 의미없이 연결되고,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삶을 모두 ‘패배자’와 연결시킨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곳에 들어가 성과도 잘 내고, 다른 사람들은 언제 해고당할지 모르는 그곳에서 오히려 승진까지 제안을 받지만 그럼에도 표정은 늘 밝지 않은 Abhilash. 시험에 실패했고 그것이 끝났다면 이제 미련을 버리고 다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평생을 패배자로써, 그 영광의 미련을 못 버린채 살아가는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다시 말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너희들은 평생 이런 패배자 같은 마인드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때 티비에서 ISA 응시횟수 연장 발표가 나오고 Abhilash는 승진을 마다한채 그 길로 언아카데미와 같은 곳으로 달려간다. 다시 도전하겠다는 것! 그리고 마침내 성공, 그 후 친구들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권력을 가진 성공한 사람의 모습으로 높은 곳에서 사람들을 계몽시키는 듯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ISA 합격 후의 삶이 이어진다.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앞뒤가 안 맞다.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두 친구의 삶도 처음에는 고통이 있었지만 곧바로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가고 그 의미가 결실을 맺게 된다. 그런데 어거지로 짜 내는 느낌이 많이 든다. 영화 상에서 ISA에 합격한 친구와 너무 대조되게 나오는데다가 앞의 이야기와 또 맞지 않는 부분처럼 나온다는 것. 게다가 이 영화의 유일한 ‘현인’이라고 할 수 있는 Sandeep Bhaiya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Abhilash와 만나게 되는데 자신감이 사라진 그의 모습이 예전의 두 사람과의 관계가 완전히 바뀐 것을 보여준다. 억지로 그 안에서도 의미를 찾아주는 듯 또 한 번의 메세지가 읊어지지만 이미 그것은 변명이다.

그럼에도 평이 너무 좋아서 도대체 이 드라마에 거의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내린 사람은 뭐라 말하고 있는지, 그 내용 몇 개를 살펴보았는데 그 중 ‘최고의 동기부여 영화’라는 문구가 보였다.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나마 남을만한 동기부여 부분도 그다지 훌륭하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이전에 쓴 ‘코타 팩토리’도 언아카데미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역시 ‘홍보물’일지도 모르고 절반은 그게 맞을 것도 같다. 그러나 작품성은 영화로 봐도 무방했다. 개인적으로는 꽤 따뜻하게 봤던 영화다. ‘지투 바이야’라는 선생의 매력이 특히 좋았다. 다시 말해 똑같은 상업영화인데 Aspirants는 시험에 실패한 사람을 영원한 패배자로 만들었고, 코타 팩토리는 그 정도가 어떤 선 안에 머물렀다. 게다가 코타 팩토리는 그 과정 속에 ‘친구와 우정’이라는 소재를 잘 살렸으며, 됨됨이까지 가르치는 ‘선생다운 선생’의 모습도 잘 그려내었다. 오죽하면 ‘지투 바이야’라는 선생이 가장 기억에 남았겠는가.

Aspirants는 영화로써는 시간낭비였지만 IAS와 수험생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부분은 그래도 괜찮았다. 따라서 별 두개의 카테고리에 넣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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