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너무 편해서 간식 대신 만들어 먹는 통밀가루 인도 로띠 만들기
이제 인도 로띠 만드는건 간식 만들듯 편해졌다. 모양은 굳이 이쁘게 만들 필요도 없고, 그냥 대충 펴서 만들고 굽는 것만 잘하면 되는 것 같다.
밀가루로 만드는 난은 소화가 잘 안되어서 일부러 세 배나 비싼 통밀가루로 로띠를 만들어 먹는다. 그런데 밀가루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먹는다 싶으면 소화가 잘 안되는 건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다만 체감상으로… 뭔가… 아주 조금 나은 것 같을 뿐이다.
통 밀가루에 내가 원하는 단 맛 정도의 설탕을 넣고
역시 내가 원하는 짠 맛 정도만 나게 소금도 그만큼만 넣고
물은 전기주전자로 끓인 뜨거운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반죽 시작…
대충 막 치대다가
5분 안에 반죽은 마무리.
계속 치대다보면 손에 묻은 반죽도 대부분 떨어져 나가는데 그래도 10%는 계속 손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모양도 그냥 대충 만든다.
가능한 고른 두께로 펴지게 만드는 것만 신경썼다.
반죽 밀개 같은게 없어서 그냥 머그컵으로 밀었다.
가스렌지가 오래된 건데 작동이 잘 안되어서 저렇게 라이터로 불을 붙여야 한다.
가스가 떨어졌는데, 또 어떤 때는 조금 나오고 그래서 아까와 버리지는 않고 쓸 수 있는 데까지 쓰다보니 어느덧 3개가 되었다.
부풀어 오른다!
모양은 신경 안 썼다.
불을 약불이 아니라 중불처럼,
어느 정도 불이 있어야 잘 부푼다.
너무 약불로 하면 잘 안 부푼다.
원래 그런 것인지, 내가 잘 못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후라이팬에서 굽고, 옆의 가스불에 살짝 올려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게 하는 단계까지 가지 않아도 됐다.
이게 다 불 세기를 조금 더 강하게 조절한 덕분이다.
보란듯이 이번에 한 로띠는 기분좋게 빵빵한 모습으로 부풀었다.
일부러 설탕이랑 소금을 적당히 넣었다.
아무것도 없이 오물오물 뜯어 먹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너무 많이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두 장을 먹었더니 배는 불러오고…
남은걸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그렇다고 지금 카레를 만들기는 뭐하고…
냉장고에 있는 스파게티 소스를 꺼내어 찍어먹었는데
난 이나 로띠와 스파게티 토마토 소스와의 궁합은…
정확하게는 안 맞는다.
맛이 있기는 한데 뭔가 이상하게 안 어울리는 맛이 계속해서 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결국은 같이 먹지 않는게 더 낫다.
예전에 오븐이 없으니까 후라이팬으로 피자를 만들어 본다고
빵 대신 난 위에 토마토 소스를 깔고 치즈와 토핑을 올려서 구워봤는데
난하고 피자소스하고 뭔가 애매하게 안 어울리는 맛이 있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로띠와 토마토 소스류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밥 반찬하고 먹었다.
얼떨결에 밥 대신 먹게 된 로띠는 빨갛게 무친 도라지 반찬과 잘 어울렸다. 여기에 고사리까지 더하니 맛도 있고 배도 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빵과 김치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앞으로 밥은 먹고 싶지 않은데 배가 고프다면 밥 대신 로띠나 난을 만들어 밥반찬과 함께 먹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