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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ichik (2019) / 키칙 열병에 빠진 꼬마아이

인도 마라티 영화 / 키칙 (Khichik, 2019, Marathi)

가벼워야 될 연기와 무거워야 될 연기가 조화롭지 못했고 전체적으로 너무 늘어져서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다.

도시에 가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의 시골마을.

그 곳에서 자란 꼬마아이가 친구와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나 어떤 촬영팀을 만난다. 외국인 여성이 노트북으로 보여준 사진에 꽂힌 아이는 키칙(카메라 셔터 소리)을 더 보고 싶었으나 촬영팀은 떠나고 아이는 키칙을 더 보고 싶은 마음에 기운이 빠져버린다.

이유를 모르는 시골마을 사람들은 죽은 듯 쓰러져 있는 아이가 키칙이라는 귀신 같은 것에 홀렸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들렸다고 생각하는 귀신을 다른 사람에게 옮겨 아이가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만들려고 한다. 집안에 있는 어떤 음식을 반으로 나누어서 누군가에게 먹게 하면 귀신은 그 사람에게 옮겨간다는 믿음이, 이 마을에는 있었던 모양이다.

이 사실을 눈치챈 마을 사람들 때문에 부모의 시도는 매번 실패하고…

그러다 ‘키칙’이 무엇인지, 겨우 그 뜻을 알게 된 사람들…

하지만 그 촬영팀을 다시 만나려면 도시에 가야 하고 이들은 돈이 없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성장기 영화로 분류하면 될 것 같다. 어렸을 때 게임기를 사 달라고 떼를 쓰며 울다 잠든 아이, 그러나 돈이 없어 사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화를 내는 부모님. 우리들의 어렸을 때 모습이 생각나기도 했다. 아이였던 우리들이 커 가면서 깨닫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쉬운 건 영화 자체가 너무 늘어진다는 것이었다. 키칙 하나를 찾아나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중간에 집어넣은 또 다른 작은 이야기들은 전체적인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지 않게 그 텐션을 이어주려고 집어넣은 것 같은데 소용없었다.

또 할아버지의 깊고 무거운 연기는 오히려 부담되었다. 우리나라 영화 포스터를 보면 가끔 너무 선하게 그려진 얼굴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되는게 있는데 여기서 할아버지의 훌륭한 연기가 그랬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었으니 말이다. 전체적 분위기의 장난기와 무거운 주제 간의 조화가 썩 좋지 않았다는 말이다. 아이의 연기도 그냥 아이 같았을 뿐, 인도영화에서는 반드시 실패하지 않는다는 아역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여기서는 별로였다.

음악도 마라티 영화치고는 그리 좋은건 아니었다.

결국 그냥 시간만 보내며 보았을 뿐이다. 왠지 모를 기대가 있었는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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