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감자로 만드는 감자튀김 레시피 / 처음이라 약간 실패
기름에 넣고 튀기기만 하면 되는 완제품 형태의 냉동감자가 아니라 시장에서 생감자를 사다가 직접 감자튀김을 튀겨 봤다. 바삭하게 튀기려면 튀김가루와 전분을 조금만 넣어야 했던 것 같다. 너무 튀겼다.
처음이라 개선해야 할 게 좀 있는 것만 빼면 기본적으로 맛은 있었다.
아래는 다음에 더 맛있게, 그리고 더 바삭하게 튀기기 위해 사진과 함께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 본 내용이다.
1. 생감자로 만들어 본 감자튀김, 맛있고 바삭하게 튀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의해야 할 점은?
생감자는 껍질을 다 벗기지 않고 수세미로 겉의 흙과 이상한 것들만 박박 씻어주었다.
그래야 보기도 좋고 맛도 있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자른 감자는 위와 같이 ‘물’에 담가 준다.
전분을 빼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처음 담갔을 때는 하얀색의 뿌연 무언가가 나왔었다. 그게 전분인 것 같다. 전분을 왜 빼는지는 모르겠다. 혹시 전분이 있으면 바삭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걸까?
20분 정도 담가 두었다.
물기를 빼기 위해 망 안에 넣어두었다.
키친타올을 이용해 물기를 빼 준다고 하던데 키친타올… 비싼데…
사는 것도 부담되어서 산 후에도 굉장히 아껴 쓰는데 저기에 쓸 걸 생각하니 아까와서 그냥 저렇게 두고 아침 준비를 하니 또 20분 정도가 지났던 것 같다.
20분이 지났지만 망 바닥에 물기가 걸려 빠져나가지 않은 게, 마치 비 온 뒤 아침에 풀잎에 맺혀있는 빗방울들 같았다. 작은 방울들이지만 작은 줄기 하나를 훑으면 손바닥이 흥건해지는 것처럼 망 바닥을 탁! 하고 치니 작은 물방울들이 투두둑, 잔뜩 쏟아졌다.
그래도 물기가 적당히 빠진 것 같았다.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
탕수육 같은 튀김옷 튀김이 아니라 감자 자체를 튀기는 게 목적이다. 위 사진은 정말 너무 많이 부은 것이다. 튀김가루와 전분가루를 조금씩 섞은 건데 대략 저 사진에 보이는 가루의 1/5만 넣어도 될 것 같다.
또 가루를 많이 부은 덕분에 감자튀김 ‘옷’이라도 두꺼우면 모를까,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냥 아주 조금, 조금만 뿌리면 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감자 살이 꽉 찬 감자튀김을 생각하고 조금 두껍게 잘랐던 감자다.
그래서 오래 튀겼는데 여기서 또 치명적인 실수!
너무 오래 튀기면 안이 바짝 말라서 먹을 것도 없고 맛도 없다.
처음에는 타이머를 가져다 놓고 시간을 재고 튀기고, 결과물을 보고 그다음에 튀길 때는 더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어 튀기면 될 것 같다. 누구든지 간에 처음부터 성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가스 불을 조절해 가며 튀기다보니 시간과 기름온도 조절도 쉽지 않다.
1차 튀김 중… 노릇노릇해졌다.
아까 가루를 많이 뿌려도 소용없다고 했던 이유다.
튀김가루나 전분이 감자에 잘 안 붙기 때문에 기름에 넣는 즉시 가루들이 대부분 바닥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보는 순간 실수했구나 싶었지만 이미 늦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따라서 가루는 진짜 조금만 뿌리면 충분하다.
2차 튀김. 너무 튀겼다.
1차 튀김 후에 감자를 꺼내 놓으면 안에서 수분 같은 게 나와서 바삭함이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사라져 버리고 대신 눅눅함이 자리 잡는다. 당연히 식감이 떨어져 맛이 없다. 아니, 감자 자체의 맛은 있는데 바삭한 맛이 없어 감자튀김의 즐거움이 없다.
내가 원래 좋아했던 감자튀김의 색은 위와 비슷하다. 원래는 그렇다.
그런데 그것은 업소용 튀김기로 온도를 정확히 맞추어 제시간 안에 튀겼을 때나 그렇고, 집에서 웍처럼 생긴 프라이팬에 튀길 때에는 불 조절이 힘들어 약하게, 강하게를 조절하다 보니 저 색이 나올 때 즘이면 너무 튀겨서 안은 이미 너무 마른 상태다.
그렇다고 한 번만 튀길 수는 없다. 금방 눅눅해진다.
2차 튀김의 목적은 1차 튀김 후에 눅눅해지는 감자를 다시 바삭하게 해 주는 것이므로 꼭 해 줘야 한다.
그렇게 두 번째 튀기고 나서도 시간이 지나면 눅눅해지지만 그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갓 튀겨냈을 때의 바삭함은 1차 때보다 더 낫다.
2차 튀김에서 온도를 너무 높여서 바닥에 있던 가루도 탔다.
두 번을 튀기는 모든 튀김이 그렇다. 첫 번째 튀김온도보다 두 번째가 낮아서는 안 된다. 같거나 조금 더 높은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냄비 안에 기름이 더 많이 줄어드는 것 같은데, 이 말은 튀김이 기름을 더 많이 먹는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다시 말해 두 번째 튀김 온도가 낮으면 튀김은 기름을 더 많이 머금고 있게 되고, 따라서 눅눅해지기도 쉽고 많이 먹으면 속도 더부룩하다.
다음 글에서 탕수육을 바삭하게 튀기는 법으로 제목을 달고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다.
2. 식초 소스
갓 튀겨낸 감자에 소금을 뿌리고 식초를 뿌린 후 하나를 집어들어 입으로 가져오면…
순간 훅! 하고 들어오는 시큼한 맛…
곧바로 이어지는 바삭한 느낌,
그리고 촉촉한 감자 속!
처음에는 식초가 별로일 수 있지만 천천히 길들여 주자.
매일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네다섯 번 먹고 나면 내 몸은 이제 식초 없이는 감자칩을 못 먹게 될 것이다.
또 저녁이 되면, 튀김이 당기고 그래서 치킨이 생각나더라도 식초 뿌린 감자칩에 더 손이 갈 것이다. 중독성이 대단하다.
일반 식초를 그냥 뿌려도 되지만 그보다는 생수를 아주 조금 섞고 그 뭐였더라… 아… 기억나지 않는데 뭔가 하나 더 섞어주면 진짜 맛있는 식초 소스가 된다. 옛날에 먹던 그 무언가가 뭔지 기억이 안 나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식초만 뿌려 먹었는데 그래도 먹을만 했다.
처음에는 식초가 뿌려진 감자칩을 먹고
그렇게 먹다 보면 이제 감자칩이 눅눅해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케첩에 찍어 먹으면 된다.
물론 그전에 감자에 소금을 뿌리는 것을 잊지 말자.
2차 튀김 후 기름 좀 털어주고 신문지 위에 좍 펼친 후에 소금을 뿌려주거나
바가지 같은 것에 감자튀김을 넣고 소금 뿌리고 바가지를 흔들어가면 섞어주거나…
소금을 안 뿌려주면 맛이 없다. 생감자가 아무리 고소해도 소금 맛이 없으면 감자튀김은 맛이 안 난다.
3. 감자 따라 맛이 많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감자 중에 맛있는 게 뭔지 모르겠다. 동네 시장에서 파는 감자는 아직까지 맛있는 걸 먹어본 적이 없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친척이 감자를 박스로 보내온 적이 있었는데 그게 참 맛있었다.
혹시 맛있는 감자가 있다면 그걸로 튀기자. 감자가 다 똑같은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아니다. 정말 맛이 많이 다르다.
나중에 생각나면 우리나라에서 맛있는 감자는 뭐가 있을지 한 번 검색 좀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