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피오카 펄 만들기 / 타피오카 전분
‘블랙펄밀크티’는 맛있지만 비싸다.
팥알갱이 같은 ‘타피오카’로 만든 ‘펄’이라는
검은 알갱이도 조금밖에 안 들어있고
펄을 추가하려면 추가금을 내야 한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 봤다.
밀크티는 워낙 오래전부터 만들어 마시던 것이어서
내 입맛에 맞는 나만의 방법이 있으니
이제 여기에 넣을 ‘펄’만 만들면 된다.
인터넷에서 ‘타피오카 전분’을 구입했다.
비쌀 줄 알았는데 일반 전분 가격과 비슷했다.
1.2킬로그람에 5천원 정도로
밀가루에 비하면 5배 정도 가격이지만
감자’전분’과는 얼추 비슷한 것 같다.
지난 번에 1킬로그람짜리 감자전분을
5천원 정도에 구입했던가?
타피오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들어봤는데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에서 채취한 식용 녹말이라고 한다.
감자전분과 가격이 비슷한 걸로 봐서
그렇게 귀하다거나 그런 건 아닌가보다.
또 ‘글루텐 프리’라고 크게 써 있었는데 순간,
감자전분도 밀가루처럼 글루텐이 있던가?
라는 생각이 들어 검색했다.
감자전분도 똑같이 글루텐프리로 되어 있었다.
밀가루와 달리 이런 ‘전분’류는 글루텐이 없나보다.
그래서 탕수육을 전분으로 튀기면 더 바삭바삭한것일까?
아무튼 감자전분과 타피오카 전분이 크게 차이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다음에는 감자전분으로 ‘감자전분 펄’을 만들어볼까 싶다.
냄비에 흑설탕과 물을 약 1:1.5의 비율로 넣고 녹이면서 끓여주다가…
흑설탕만으로는 검은 색이 잘 나올 것 같아 코코아 가루를 조금 넣어주고(색을 내기 위해)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타피오카 전분가루를 넣었다.
이 정도면 ‘반죽’이 될 것 같다고 생각될때까지 넣었다.
처음이라 실수했다.
도마 위에 타피오카 전분 가루를 살짝 뿌리고
냄비에서 뺀 반죽을 그 위에 올려야 나무에 안 달라붙는데
전분가루를 뿌리지 않은채 올렸다가
도마에 달라붙어 떼어내느라 약간 고생했다.
타피오카 전분을 살짝 뿌려가면서
반죽을 데굴데굴 굴려가며
반죽이 타피오카 펄 굵기가 될 때까지 계속 굴렸다.
그리고 칼로 1.5cm 정도씩 잘랐고
이것을 하나하나 손으로 동그랗게 만들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빨대로 마시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수저로 퍼 먹으면서 먹으면 되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하나하나 다 빚고 있는건가 싶어
칼로 자르기만 하고 손으로 동그랗게 빚어내지는 않았다.
냄비에 타피오카 반죽의 3~4배 정도 되는 양의 물을 넣고
물이 끓고 있을 때 잘라낸 타피오카 반죽 조각들을 넣었다.
끓지도 않고 있는데 넣어버리면 반죽이 조금 더 쉽게 풀어진다거나, 바닥에 달라붙는다거나 그런 것 같다.
이후 가스렌지는 중불에서 정확하게 19분 동안 저어주었다.
처음에는 젓지 않아도 바닥에 달라붙지 않았는데
10분 정도 지나면서 걸죽해지는 농도가 진해지기 시작하자
젓지 않으면 바닥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천천히 저어야 했다.
19분이 지나자 위와 같이 굉장히 걸죽한 농도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물을 너무 많이 부은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19분동안 물도 많이 증발해서 딱 맞게 걸죽해진 것 같았다.
물이 적었으면 오히려 중간에 찬물을 더 부어야 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서 뭔가 안 좋아졌을 듯 싶다.
뚜껑을 덮고 10분동안 기다렸다.
이 시간 동안 타피오카 반죽이 제대로 말캉말캉한 펄로 모양을 갖추는 것 같다.
물로 깨끗이 씻자 ‘펄’ 다운 모습이 나왔다.
냄비에 흑설탕과 물을 1:1 비율로 조금만 넣고 녹이면서 끓이다가
씻어낸 반죽 알갱이를 넣고 2분 정도 저어주자 위와 같은 모양으로 완성되었다.
먹어보니 맛있었다.
펄 자체에도 적당한 양의 흑설탕이 섞여 있어서 그 자체로도 달콤했고
그 주변은 흑설탕액으로 가득하니 전체적으로 달고 맛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밀크티는 원래 마시던 대로 세팅했다.
컵의 1/3은 홍차를,
1/3은 우유를,
그리고 방금 만든 타피오카 펄과 흑설탕액을 같이 듬뿍 넣었다.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이어서 조금만 만들어 봤다.
남은 건 그릇에 덜어두었다.
완성! 절반이 타피오카 펄이다.
일단 펄은 잘 만들어졌다.
동그랗게 만들지를 못했을 뿐인데 빨대로 먹는게 아닌 이상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동그랗게 만드는게 귀찮으면 알갱이 크기 자체를 작게 만들면 될 것도 같다.
… 타피오카 전분가루를 뜯는 순간부터 펄을 만들고, 설거지 등 뒷정리를 다 하고, 마지막으로 블랙펄밀크티를 만들기까지 한 시간 정도가 걸렸다. 처음이라 양 조절도 어려웠고 반죽을 빗는것도 은근히 어려웠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뭔가 되기 시작했다. 몇 번 더 만들어보면 금새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