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 / 보이저스 (Voyagers, 2021)
재밌으니까 꼭 보라고 추천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너무 뻔한 스토리에 기본적인 구조라고 할 만한 단순한 구조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뭔가 흥미로운 사건이 포함되어 있거나, 인류가 우주로 떠나게 된 이유라도 조금 바꾸어 보면 진부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는 않았을텐데 그런것 조차 없었다. 모범생의 모범생의 모범생이 만들었음직한 진부한 스토리라고 해야 하려나?
지구에 생긴 어떤 문제로 인류는 더 이상 지구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새로운 별을 찾아 이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적 아래 집단 지성이라고 할 만한게 이루어지고… 그렇게 찾아낸 별은 우주선으로 가는데 86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인간의 수명을 생각해 봤을 때 앞뒤 세대가 절반씩을 써야 하거나, 아니면 중간의 한 세대가 사실상 우주선에서 모든 삶을 다 보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우주라는 특성과 우주선이라는 좁은 공간의 폐쇄성은 우주선에 탑승한 인간의 연령대에 제한을 준다. 지구에서 충분한 자유를 누리던 사람이라면 중간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구환경에 노출시키지 않은채 어린아이들을 키우고 교육시켜 우주선에 탑승시키고 관리자로써 어른 한 명만을 탑승시켜 정착지로 추정되는 별로 향한 86년간의 긴 항해에 들어간다. 이 한 세대는 다음 세대와 인류를 위해 우주선 안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
여기까지만 보면 기본적인 스토리가 예상될 것이다. 처음에는 고분고분, 중간에는 문제 발생, 그리고 해결. 기본적인 뼈대이지만 충분히 예상한 사건들 뿐이다. 결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5점이 딱이지만 (너무 이상하게 만든 것은 아니므로) 그럼에도 7점 정도를 주고 싶은 이유는 그렇게 아무 것도 없는 내용임에도 딱히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른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도 침착했고(누군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어딜가나 있는 발암물질 역할도 적당한 선에서 영화적 임무를 완수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짜증과 스토리의 늘어짐도 없었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 그냥 시간 좀 보낼만한 영화 중에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물이 보고 싶다면, 그리고 딱히 무섭지도 소란하지도 않은 SF가 보고 싶다면, 보이저를 틀어놓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