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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사람들이 떠나다

1. 비난?

오랜만에 들어간 모 커뮤니티의 게시판이 뭔가 이상해 읽어봤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향해 비판을 한게 화근이었나보다. 원글이 없어 남아있는 글들만 보면서 짐작할 뿐이다.

커뮤라는 곳은 인터넷에 놓인 공간이다보니 오프라인에서는 둥글어도, 커뮤에서는 모가 난 사람들이 많다. 오프라인에서는 웃으며 넘어가고 속으로도 크게 신경쓰지 않을 일임에도 온라인에서는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상대방은 안중에도 없는, 자신만이 옳다는 태도를 기반으로 한 비판은 상대방의 기분만 나쁘게 할 뿐이다.

 

2. 책임감

하필이면 그런 비판 아닌 비난을 받은 사람이 요즘답지 않게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고 조금씩 고쳐 나가는게 너무나 당연한 사실인데, 가뜩이나 비난조로 공개적인 비난글을 받게 되자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책임감을 더 강하게 느끼며 탈퇴했다.

처음에는 사과(물론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해서(심지어 비난을 당했음에도!) 그 말이 맞고 자신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의 답을 해 ‘준’ 것임에도)를 했지만 상대방인지, 혹은 나중에 참여한 또 다른 사람인지가 조금 더 자극을 한 모양이다.

화도 나겠지만 책임감에 스스로 물러난 정도가 아니라 떠나버렸다.

 

3. 관망

이럴 때는 주변 사람들이 잘 해야 한다. 같은 커뮤에서 좋은 이야기와 조절을 잘 해 줘야 하는데 소수의 사람만이 편을 들었을 뿐이다.

나는 일이 다 끝난 후에야 알게 되어 원글조차 확인을 못했고, 그래서 무척 안타깝다. 좋은 사람이었는데, 어차피 같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최소한, 당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당신이 왜 그런 사과를 했는지도 알고 있다는 이해의 글이라도 하나 적어서 마음이라도 덜 불편하게 해 줄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친게 너무 안타깝다.

다른 사람들도 일부러 끼어들지 않은 것 같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끼어들고 싶었지만 그랬다가 일이 더 커질까봐 일단 관망했던 것 같고 다들 기회를 놓친 것 같다.

 

4.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세대

온라인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더 많이 접해 오고 더 오래 접해온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직접 겪은 사람들만 봤을 때, 그런 편견이 생겼다.

인터넷은 극과 극의 세계, 나만이 옳은 세계, 과도하게 강조되는 세계이고 본질이 가려질만큼 각색으로 넘치는 곳인데 그곳에서 사회생활을 배우고 실제 사회생활에서 계속해서 그런 생각과 태도를 유지하려고 하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이렇다.

그 기준을 내게 유리한 것만 적용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게 아니라 무조건 나만 유리하게, 내게만 적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이야기를 해 준다.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어떠하다, 라는 등의 말을 해 주면 어지간해서는 이해하려 하고 조금씩 고쳐나간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 무조건 나는 꼰대 취급을 받는다. 누군가 내게 똑같은 이야기를, 별로 가깝지도 않은 사람이 기꺼이 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야기해준다면 나는 정말 고맙게 받아들이는데 요즘은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했을 때 상대방의 태도가 나같지 않음을 느낄 때가 많아 그만두었다.

세대차이는 돌고 도는것 같은데 아마도 이러다가는 한 대를 건너띈 세대가 우리 세대와 비슷할 것 같다.

아무튼, 떠난 사람… 너무 안타깝다… 참 열심이었던 사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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