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겨울이 온다.
겨울이 온다. 바람이 차다. 너무 추워 포기하고 돌아왔던 노가다 초기 때가 생각난다. 하지만 그래도 쉬지 말아야 한다. 내 인생만 사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 끼가 만원에 가까와진게 벌써 익숙해져버릴 정도로 당연하게 되었다. 정치는 별개가 아니라 생활 그 자체이고 생존 그 자체이며 행복한 노후로 이어지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도 해야겠다. 전기요금, 가스요금… 올라도 너무 많이 오르고 계속 올리니 여유가 사라지는 것 같다.
이사온 곳을 확인하기 위해 여기저기 다녀봤다. 외노자들이 많았다. 당장 내가 할 만한 일들은 왠지 외노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쉽지 않다.
2. 물가는 비싸지만 종류가 많다.
북쪽으로 올라오니 확실히 물류가 잔뜩 모여있는게 느껴진다. 어딜가나 사람이 많으니 식자재들이 넘쳐난다. 물가는 비싸지만 종류가 많아 좋다.
이전에 있던 곳은 사람이 적고 모여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상점도 그에 맞게 발전되어 있어서 구하고 싶은 물건을 따로 주문해야 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
사람 많은 곳이 장땡인가보다.
3. 이사온 곳에 없는게 꽤 있다.
집에 꼭 있어야 될게 너무 없다. 소화기는 있는데 다른게 없다. 못 찾은건가? 내일 물어봐야겠다.
청소는 일주일을 꼬박 했지만 몸이 너무 아파 여전히 다 못 끝냈다. 나이 먹으면, 기운이 없다는게 서럽다. 채워지지 않는게 서럽다. 젊음은 오롯이 다른 사람을 위해 썼다는게 너무 서럽다. 내 인생인데 왜 나는 나를 위해 쓰지 못했는가? 한 번뿐인데, 다 날라갔다. 끝이다.
새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준을 낮춰야 한다. 낮추면 또 모이는 사람들이 그래서 조금 더 높여야 살 것 같은데 그게 또 어렵다. 쉽지 않다. 그래도 해야 한다.
…
자야겠다. 또 아파온다. 약을 먹어도 낫지를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