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에서 이것저것 일을 하고 물건을 사고 여기저기 묻고 다니는데 이상하게 조선족 같은 말투를 쓰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됐다.
1. 대림동이 근처여서 그런가?
대림동에서는 걸어서 30분은 가야 있는 곳임에도 이렇게 많다고?? 이해가 안된다.
게다가 대림동 근처를 보면 여기저기 재개발 중이고 이미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지 몇 년이 된 곳과 그 근처로 계속해서 재개발이 되고 있음에도 이렇게 많은 중국인 혹은 귀화한 한국인들이 많다니…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말로만 듣던것과 실제 접하는 것은 많이 달랐는데
(1) 우선 그 숫자가 상당했다는 것, 그래서 어딜가도 계속 만나게 됐다는 것
(2)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만난 중국인들보다 착했다는 것. 이전에 만난 다른 지역에서의 중국인은 불쾌한 경험 때문에 많은 편견을 가지게 했는데 여기서 많이 고쳐질 것 같은
그런 특징이 있지만 겨우 며칠 째에 열댓명 정도 밖에 만나지 않아 뭐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2. 이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 대부분 디딤돌 기능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몸으로 하는 일들… 그래서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일당을 받고 매일매일 몸으로 건강을 바쳐가며 일하는 곳… 여기는 내가 생각하기에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지만 가장 건강해야 하는 일인데 내가 만난 중국인들은 이쪽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노가다에도 중국인들이 굉장히 많은데 일할 한국인이 없어라고 엄살피지만, 사실 그만한 대우를 안 해주고 싸게 부려먹으려고 하니까 한국인들이 많지 않은 것이지 않나 싶다. 저렴하게 일할 사람들이 메워지면 환경이 좋아지는 속도는 더디기만 할 것 같다.
심지어 배달도 마찬가지인 듯 싶다. 중국말투, 어떤 사람은 중국어를 했던 것 같은데 배달판까지 이 정도면…
게다가 오늘만해도 같이 일할 사람을 찾았는데 한국인은 ㅇ만원을 불렀다. 내 기준에 비싼 가격이었고 내가 일해도 그보다는 적은 가격이 적당하다고 생각할 그런 가격이었지만 흥정도 안 받아줬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도 이 바닥 가격을 아는데 왜 그렇게 비싸게 부를까? 라고 생각하며 갑자기 어떤 생각이 들어 관련 키워드를 넣어 검색을 해 봤더니 이 쪽이 돈 많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래서 돈을 비싸게 부르고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나는 돈이 없고, 있어도 그렇게 비싼 가격에는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적당한 가격, 다시 말해 누가 내게, 이 돈을 지불할테니 이 일을 해 줄 수 있습니까? 라고 말해온다면 흔쾌히 승낙할 가격의 20%를 더해 사람을 구했고 아니다다를까, 몇 분만에 계속 연락이 오는데 먼저 연락온 사람과 이야기하는 도중에도 계속 연락이 와서 완료시켜야만 했다.
그 중 나처럼 노가다 경력이 있는 사람과 함께 일을 했는데…
…
도착한 사람은 중국말투를 쓰는 사람이었다.
내 생각에는 한국에 온 지 오래인 것 같은게 귀화한 한국인인것도 같다. 하지만 또 보면 아닌 것도 같은게 있었다.
아무튼 이 사람 덕분에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졌다. 참 성실하고 착했다. 꾀도 안 부리고 상식적인 기준을 정해 그렇게 그 안에서 일을 했다. 내가 알던 이전의 중국인은 비상식적인 기준을 긋고 그 안에서 일했으며 개인적으로도 폰지 사기 사이트에 낚이게 만들려고 했던 그런 인간도 있고 굉장히 지저분하게 일하는 사람도 있어서 별로인 편견이 생겼었는데 이 사람과 일하면서 뭔가 동네 아저씨와 일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일도 덜 힘들고 기분도 좋았다. 돈은 충분히 지불했기에 더는 드리지 않고 대신 그렇게 땀 흘리고 난 뒤에 땡기는 음료 중에 건강에 관련된 것들을 여러개 사서 챙겨드렸다. 나중에 문자도 왔다. 음료 고맙다고. … 내가 노가다를 해 봤기에 뭐가 먹고 싶은지, 어떤 순으로 먹으며 쉬며 집으로 가게 되는지, 그 마음 안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몇 개를 챙겼는데 뭔가 내 생각이 통했던 듯 싶다.
아무튼,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좋아진 것은 다행인데
이 바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들때 버틸 수 있고 재기할 수 있고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하기에 뭔가 대책이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는 것…
… 지금 너무 피곤해서 횡설수설 하는데 일기마냥 뭔가 적고 자고 싶어 여기까지만 적고 마무리한다.
물속에 빠졌을 때 발 딛고 설 커다란 돌들은 제발 정치적으로 보호해 줬으면 싶다. 나이 먹고 직장 잃고 가족 부양해야 할 돈이 급하면 이런 곳 외에는 갈 곳이 없는데 갔더니 외국인들이 다 차지하고 있으면… 그건 아닌 듯 싶다.
… 물론 귀화한 한국인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을 처음 봐서 나도 모르게 편견에 잡힌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하나 고쳐질테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