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칼레도니아는 남태평양에 있는 섬으로 인구는 약 20만 명의 작은 나라이다. 하지만 하나의 국가라고 보기는 힘든데 그 이유는 1853년 프랑스가 강제로 점령한 후 지금까지 계속 프랑스의 해외 영토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 섬들의 주인인 카낙인들의 독립운동과 프랑스 점령군의 만행에 대해 다루고 있다. 나는 이것과 관련된 실제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정말로 프랑스군이 만행을 저질렀는지, 카낙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고, 다만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고 정리해 볼 수 있겠다.
프랑스가 칼레도니아를 점령한 이후에도 이곳 사람들은 부족단위의 자신들만의 문화를 지켜왔고 나이많은 사람들에 대한 존경(우리나라와 비슷) 등 서로 간에 대한 존중 또한 잊지 않고 지켜왔던 것 같다. 그러나 프랑스는 카낙인들을 존중하지 않았고 인간적인 대우 면에서 우습게 여기고 그랬던 것 같다.
카낙인들은 계속해서 분리독립운동을 추진해 왔고 따라서 프랑스는 이곳에 정치인들과 군인들을 파견해 안정을 꾀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이들 부족 간의 문화를 없애기 위해 정치개혁을 실시하려고 했던 것 같다. 완전한 프랑스령으로 남기기 위해서 말이다.
단순한 정치개혁이 아닌 이유는 그것이 실행되면 사실상 이들 주민들간의 문화, 부족문화, 존중 등이 사라지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더 이상 ‘카낙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게 되고, 사실상 프랑스인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에 반발하여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반란이 일어났다. 이들의 처음 목적은 평화적인 점거였지만 우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프랑스 군 몇 명을 죽이게 된다. 이들이 원한 것은 그게 아니었지만 이들을 사면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고, 그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반면 프랑스군은 정치적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눈앞에 자신의 동료를 죽인 카낙인이 있을 뿐이라는 복수심만 있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프랑스군을 투입시키면 과정이며 결과란 뻔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이것을 조절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잘못된 정보를 주고 프랑스군을 투입한 거나 다름없는 것 같다. 적인줄 알고 죽였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 하려나?
결국 평화적인 협상이 진행될 수가 없었다.
이 영화는 고발영화다.
무력진압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이미 다 끝난 상황에서도 프랑스군은 사로잡은 카낙인들의 일부를 죽였고, 부상당해 후송 중이던 카낙인의 리더도 그냥 죽여버렸다. 발표는 후송 중에 죽었다고 나왔지만 언론인들의 조사를 통해 나중에서야 밝혀진 사실이다. 다 끝났지만 그냥 끌고 가 죽인 것 같다.
여기에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
이들을 단순한 반란군(프랑스 입장에서)이나 테러리스트로 치부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뉴 칼레도니아는 프랑스령이고 카낙인들은 모두 프랑스인이다. 따라서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해도 프랑스인으로써 대해야 하는데 그냥 죽여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백인 프랑스인이 프랑스 내에서 군을 습격해 인질을 붙잡아갔다고 가정할 때, 군이 투입되어 이들을 모두 진압하였고 사로잡기까지 했다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어도 일단은 법정에 세우는 게 프랑스일 것이다. 그러나 다 잡은 후에 그냥 총으로 쏴 죽인 것이다.
이 영화가 고발하는 내용의 뒷면에는 그런 ‘대우’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즉, 프랑스인들이 카낙인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대우를 해 왔는지,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도 싶다.
이 영화가 만들어져 발표된 연도를 보니 2011년이다. 이런 분리독립운동이 있던 건 오래전이고 말이다. 그런데 왜 2011년에 와서 다시 만들어졌을까… 마지막을 보니 이해가 되었다.
2014년에 뉴 칼레도니아 주민들이 모여 분리독립에 관한 투표를 시작했다고 한다. 투표에 찬성하는 사람이 일정 비율 이상이면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고 뉴칼레도니아라는 나라가 탄생할 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칼레도니아에는 광석이 나오는데 그 때문에 프랑스가 점령했다는 이야기도 영화에 나온다.
그런 이유에서 이 영화는 재미보다는 왜 이 영화가 만들어졌는가를 기대하며 보아야 할 것 같다. 굳이 영화적 재미 면에서도 논하자면 재미없던 것도 아니다. 그냥 한 번 볼만은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