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드라마니까 탑보이가 아니라 ‘톱보이’ 라고 발음해야 하려나요?
시즌3까지 나온 줄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봤습니다. 뭔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게 시즌3로 갈 수록 재미가 없어졌지만 영국 갱스터 드라마라는게 드물기 때문에 끝까지 틀어놓고 봤습니다.
결말은 정확하게 누가 했다! 라고 밝히지 않아서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해 두었는데 생각해보면 짜증나는 결말이었지, 딱히 뭐 그리 괜찮은 결말이라고도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결론은 딱 한 사람, 그 사람 외에는 누가 했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가 부족했는데 그렇다고 해도 다 끝난 마당에 굳이 그렇게 했나를 생각해보면 뭔가 허술합니다.
무언가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서 그랬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고, 그랬기 때문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나라고 생각을 과거로 더듬어 가서 보충하듯 이해해야 하는 식의 내용이어서 그렇게 마음에 드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예전에 다양한 마피아 드라마를 소개하면서 ‘톱 보이’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래의 글에서 7번에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top boy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최근의 시즌3개짜리가 아니라 그 이전의 것을 봐야 순서가 맞습니다. 동네 양아치 무리에서 총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갱스터로, 그래서 경찰이 수사망에 올려놓고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오르기까지의 이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순서는 지켜주는게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겁니다.
넷플릭스에 기대하는 건 또다른 나르코스 Narcos 입니다. 굵직한 카르텔 두목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어왔는데 아직 더 다룰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이번에는 거꾸로, 미국 마피아 시대의 굵직한 마피아를 나르코스 스타일로 다루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때의 자료는 꽤 많이 밝혀져 있을테니 마음만 먹으면 만들기는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대부’로 알려져 있는 신사같은 마피아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하지요? 대부라는 영화 때문에 마피아들이 영화를 보고 오히려 룰을 만들고 그렇게 신사처럼 행동하고…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헛소문이 너무 많아서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 소문대로라면 이전에는 동네 양아치같은 식이었나 봅니다. 가족이니 뭐니 그런것도 없고요.
따라서 미국판 나르코스에서는 대부라는 영화에서 보여준 영화식 가상의 전개가 아니라 실제 날것의 느낌 그대로의 초창기 마피아 시대부터 해서 굵직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또 다른 미국판 나르코스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시청률은 나르코스보다 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괜히, 어설프게 동양의 나르코스는 만들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서양인들이 그리는 동양의 이미지는 여전히 동양인의 실제 모습과 매치가 되지 않거든요. 너무 매치되게 그리면 그게 또 서양인들한테는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져서 별로가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연출되니 이상해질 겁니다. 그러니 일단은 미국판 나르코스가 최고의 시청률을 끌어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영화 대부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대한 실제 검증이 이루어졌으면도 싶습니다. 대부 때문에 마피아에게 좋은 이미지가 생기고 멋진 이미지가 생긴건… 참… 어떻게 이해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예전부터 톱 보이의 시즌3를 보겠다고는 해 왔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며칠전부터 시즌1부터 정주행을 해 오늘에서야 끝냈습니다. 피곤하네요. 그리고 재미가 없어서 실망했고요. 프리셋처럼 만들어진 오래전 톱보이가 오히려 가장 영국식 갱스터물 같아 좋았습니다. 그래도 뭐, 그렇게 나빴던 건 아닙니다. 기대치가 높았다고 적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