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 87 기계식 키보드 게이트론 백축 사용기
사람들이 많이 쓰는 적축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해 오다가 키압이 너무 강해 조금 줄여보고자 게이트론 백축이 들어간 닌자87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했던 적이 있다. 그때 썼던 글인데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아 적어둔다.
기존의 체리 적축의 키압은 약 45그람 안팎이라고 하는데 십여분만 계속해서 타이핑을 해도 금새 손가락이 아팠다. 40그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게이트론 백축이 35그람 안팎이라는 것 같았다.
찾아보니 닌자87이라는 기계식 키보드가 있었고 키캡 뿐 아니라 키축 까지도 마음대로 교환할 수 있었다. 게이트론 백축을 따로 구입해 키축을 바꿀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돈만 더 들어가니까 처음부터 게이트론 백축이 장착된 상태의 것을 구입했다.
최초 키압은 만족스러웠다. 정말 가볍게 눌렸고 드디어 답을 찾은 것 같았다.
하지만 딱 1분…
제대로 타이핑을 시작한 지 1분도 안 되어 이상하게 불편해졌다. 계속 타이핑을 할 수록 절대 쓸 수 없는 키압의 키축임을 확인했다.
키압은 35그람이 맞는 것 같고 그만큼 가볍게 눌렸지만 너무 가볍게 눌렸다. 그냥 너무 확 눌렸다고 해야 하려나? 그래서 손가락이 바닥을 치게 되고 다시 올라오는 힘(반발력?)도 너무 약해 오히려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적당한 탄력이 있어야 하는데 35그람은 너무 약했다.
서너시간 타이핑 해 본 후에야 알았다.
가볍고 빠르게 장시간 계속해서 타이핑하는 작업이라면 체리 적축의 키압과 게이트론 백축의 키압의 중간 어디쯤이라는 것을… 즉 키압은 40그람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키축의 키보드는 어떤게 있나 찾아보니 리얼포스였나? 40그람 짜리가 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30만원 안팎이라 구입하기 싫었다. 너무 비싸다.
이제 키축 이야기는 그만두고 닌자87 이라는 기계식 키보드의 보디와 마감에 대해 적어보면…
기계식 키보드 치고는, 더구나 D.I.Y. 가 가능한 키보드 치고는 저렴하게 나와서 하자가 많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받았을 때의 느낌은 레오폴드 fc750r 텐키리스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무게감과 몸체 모양, 모두 비슷했다.
기계식 키보드는 가벼우면 흔들리는 소리와 가볍게 울리는 소리가 많이 난다. 아래 흡음재가 있건 없건 기본적인 울림이 있다. 하지만 닌자87은 무겁고 흡음재 장착까지도 쉽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흡음재도 같이 주문할 수 있음) 키캡은 너무 기본형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키보드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단점이 없지는 않았다.
완성도? 마감도? 그런게 부족했다.
예를 들어 키캡을 빼려고 했는데 키축이 같이 딸려나온다거나, 가장자리를 가만히 살펴보면 뭔가 들뜬 부분이 작게나마 있었다.
또 usb 연결선이 분리형이 아니라 그냥 일체형인데 흡음재 장착을 하려고 열어보니 안쪽 연결선이 약간 망가져 있었다. 고무피가 조금 벗겨져 안에 구리빛 전선 같은게 드러나 있었다. 열어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부분인데 왜 그렇게 벗겨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누가 선을 강하게 잡아 당기기를 반복하다 만들어진 모양처럼 되어 있었다.
같은 이유에서 일체형보다는 분리형이 좋은 것 같다. 나중에 선만 바꾸면 되고 원하는 스타일의 것으로도 바꿀 수 있으니까.
닌자87 기계식 키보드는 가성비도 좋고 완성도도 괜찮은 편이다. 더구나 키축(키캡 뿐 아니라)까지 마음대로 바꿔가며 쓸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국내에서 빠르게 배송받아 쉽게 사용할 수 있는게 몇 종류 없으니 다른 대안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