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 한승태
한승태라는 사람도 처음 듣고 이런 책이 있다는 것도 우연히 발견했다. 여간해서는 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표지에 있는 문구에 호기심이 생겨 (출판사에서는 아마 이 점을 노렸을지도) 읽었다. 표지에 써 있던 글씨는…
‘꽃게잡이 배에서 돼지농장까지,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
가끔가다 새우잡이 배에 팔려간다는 식의 소리를 듣곤 하고 티비에서도 그런 배에 거의 잡혀있다시피하여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도 나오고… 그렇지만 종종 일부러 배타러 가는 사람 소식도 들려오고… 저자가 직접 경험한 것을 적었다기에 그쪽 세계는 또 어떤 삶인가 궁금하여 읽어보았다.
인간의 조건에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꽃게잡이, 편의점(여기에 나오는 편의점은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인듯), 주유소, 돼지 농장, 비닐하우스, 자동차부품공장에서의 이야기가 주제별로 나누어 있다.
현장에서 일하며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지, 우리나라의 최저시급이나 열악한 노동환경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적고는 있다.
이들의 공통된 삶이라면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 기본생활비외에 훨씬 더 여유로운 벌이가 있어야만 이런저런 저축이 가능하고 그 돈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겠지만 한달 열심히 일해도 기본생활비보다 약간 많은 정도의 돈을 번다면 혹시라도 아프면 조금씩 모아놓은 돈은 그대로 나가버리기 쉽고 1년이 지나도 통장에는 100만원을 모으기도 힘든 상황인지라 결국 미래는 없다. 더구나 이런 일들은 몸으로 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아프거나 한두달 쉬게 되면 답이 없다. 막막하다.
인간의 조건에서 저자가 직접 경험한 일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보며 느꼈던 점은 내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는 것이었다. 아무런 미래를 그려볼 수 없는 인생,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