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는 창틀(샤시..)이 상당히 좋은 제품으로 되어 있어서 웃풍이 덜하다.
아파트 실내에서 화분을 키울 때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었으니…
그것은 웃풍이 덜한만큼 통풍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웃풍이 덜해서 좋지만 대신에 통풍이 안되어 수경재배에서조차 곰팡이가 생긴다. 수경재배는 어지간하면 곰팡이가 잘 안 피는데 곰팡이가 꽃을 피기 시작한다. 일단 한 번 시작된 곰팡이는 과산화수소를 섞은 물로 씻고 영양제 물에 이것저것 방지가 될 만한 것을 섞어봐도 역시 며칠 안에 다시 생긴다.
흙화분도 심하다. 과산화수소를 섞은 물이라던가, 어느정도 각오가 되어 있다면 락스를 정말 약하게 희석시킨 물을 흙 위에 뿌려서 죽이던가를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농도를 잘못 높이게 되거나 해당 식물이 약한 식물이면 식물의 잎도 혹은 식물도 상하거나 죽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선풍기 바람이 통풍문제를 해결해줄까?
통풍 문제로 생긴 곰팡이는 보통 겨울철에 발생한다. 창문을 닫고 생활하기 때문이다.
이때 선풍기를 튼다면… 하루 10시간씩 튼다해도 곰팡이 생기는 속도가 느려질 뿐이지 안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곰팡이 균(포자?) 같은게 조금씩 떠 다니는게 아닌가 추정도 해 봤다.
왜냐하면 똑같은 조건에서 곰팡이가 처음 발생하기까지는 그래도 일주일이 넘게 걸렸는데, 일단 한 번 생긴 뒤로는 아무리 없애도 며칠 안에 다시 생겼기 때문이다.
여하튼 인위적인 통풍을 유도하기 위해 매일 몇시간 이상씩 틀어두었던 선풍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곰팡이는 계속 생겼다.
이러한 화분 흙 곰팡이와의 끝없는 전쟁에서 뜻밖의 것을 하나 알아버렸다.
그것은 식물의 크기와 흙화분의 크기에 곰팡이가 잘 피고 안 피고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식물의 크기에 따라 뿌리 크기가 다르다. 이 뿌리 크기를 기준으로…
화분에 비해 너무 작다면 물을 주었을 때 뿌리가 없는 대부분의 부분에 수분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것 같은데 뿌리처럼 뭔가가 이것을 자연적으로 소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아직 작은 파슬리이지만 나중에 커질 것을 생각해 작은 화분에서 큰 화분에 옮긴 후(겨울철, 웃풍 없이 통풍도 없는 아파트 환경에서) 전보다 물을 훨씬 적게 주어도 흙 위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는데 화분을 다시 파슬리 크기에 맞추어 작게 바꿔주니까 빈도도 줄어들었고 물을 적게 주면 거의 생기지 않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여름철처럼 햇볕이 강해서 바람이 없어도 창문에 가져다 놓으면 곰팡이가 나지 않았다. 소독? 아마도 그런 작용을 하나보다.
겨울철에도 햇볕을 받지만 그 강도가 많이 다른게 원인은 아닐까 생각한다.
베란다에 내어놓으면 겨울철이라고 해도 곰팡이가 덜 피거나 치료가 될 수도 있는데 이는 베란다에는 웃풍이 많이 들어오고, 즉 통풍이 어느정도 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