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토바이 배달은 정말 위험함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면서 정말 위험한 순간들을 몇 번 겪었다. 한달에 두세번은 위험하게 운전하는 차를 만나게 되는데 절반은 운전을 못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달에 한 번은 쓰레기같은 인간을 만난다. 그래도 내가 겪은 것은 다른 사람에 비해 그나마 나은 것이었는지 모르겠다.
또 가끔은 일부러 배달하는 사람을 놀리는 불쌍한 인간들도 있다. 창문을 열고 괜히 놀리고 가는데 그 전에 위협운전과 아닌것과의 중간에서 애매하게 운전하다 그런 짓을 하는 놈도 있었다.
내가 운전할 때에는 내 스스로 위험에 처한 적도 두 번 있었는데
1. 미끄러운 페인트 칠이 된 도로
2. 도로의 깎인 부분이 선에 숨어 있는 경우
였다.
비오는날의 횡단보도와 안전선은 정말 위험하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도 위험하다.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발을 뻗어도 신발이 미끄러우면 똑같으니 신발이라도 접지력이 있는 것을 신도록 하자.
도로의 깎인 부분은 한 번 뿐이었지만 도로 선과 비슷하게 경사가 되어 있는 곳이 있었다. 버스가 정차되어 있서 다들 2차선에서 1차선으로 변경해 지나가고 있었고 나 역시 그랬는데 1차선과 2차선의 페인트칠 부분이 깎여 있었던 것이다. 위험했다. 정말로. 그 후부터는 엄청나게 조심하지만 그럼에도 오토바이 특성상 예상치 못한 도로의 위험은 늘 존재한다.
2. 오토바이 진동은 매우 피곤하게 만들고 염증도 생기게 만듦
ABS가 달린 스쿠터가 무조건 좋다. 1채널은 뒷바퀴만 잠기는 꼴이고, 2채널이 안전하다. 2채널이 무조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베니스와 버그만 스트리트 125ex는 여전히 디스크 + 드럼 브레이크의 조합인데, 나처럼 뒷브레이크 위주로 브레이크를 잘 잡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일 수 있는 CBS가 적용되어 있어 위험해 보인다. cbs는 뒷브레이크를 잡아도 30% 의 비율로 앞브레이크가 같이 잡힌다는 것 같다. 타보지 못해 이 느낌이 어떤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비가 내리거나, 도로 상황과 내 상태에 따라 앞브레이크는 분명히 안 건드려주는게 좋은 상황들이 발생하는데 cbs는 그게 안된다는 의미다. 아무리 비율이 낮아도 앞브레이크가 같이 잡힌다는건데… 이게 왜… 아니 왜… 도대체 왜 집어넣은건지 모르겠다.
자기도 모르게 앞브레이크만 잡는 초보자를 위해?
그건 아닌 것 같고…
뭔가 더 안전하니까 넣은 기능이겠지만 내게는 위험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진동.
이건 정말 몰랐다.
단순히 편안함과 아님의 차이인줄 알았는데 하루 6시간 이상 타기를 반복하다보니까 지금 타고 있는 올뉴어드레스의 진동 때문에 어깨에 염증이 생기고 물이 차고 병원에 다니고 고생고생했지만 완전히 낫지 않는 상태가 됐다.
마른 수건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밤새 어깨와 팔을 쥐어짜서 잠을 못 잔다.
구동계와 엔진을 손보면 진동이 줄어들 것 같은데 너무 오래 탄 스쿠터라… 그래도 별로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이 때문에 배달 스쿠터를 고를 때 진동을 눈여겨 보게 되었는데 pcx나 nmax보다 uhr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혹해 있는 상태다.
처음에는 당연히(왜일까??) pcx를 사고 싶어하다가 1채널 abs만 달려 있길래, 2채널인 nmax125를 눈여겨 보았는데, 정숙함(물론 듣기만 한 거라 차이를 정확히 모름) 때문에 uhr을 보고 있는 상태다. 이번에 2025년형이 나왔기에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3. 가격
그러나 가격 때문에 역시 아베니스 125와 버그만 스트리트 125 ex 중 한 대를 구입할 것 같다. 병원비와 간병비가 너무 많이 나가는 상태라 백만원 이상의 차이는… 한숨도 나오지만 사람이 무기력해질 뿐이다.
스즈키의 올뉴어드레스를 타면서 느낀 점은 부품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센터마다 가격 차이도 너무 컸다.
그래서 처음에는 저렴해서 백만원 이상 저렴한 것 같아도 2년을 탄다면 차라리 pcx를 사는게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나을 것 같다. 하지만 초반 불량만 아니라면 적어도 3만킬로미터는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중이다. 물론 브레이크가 너무나 걱정이지만.
4. 아베니스와 버그만의 브레이크
어드레스만 타 봐서 이걸 기준으로 적어보면,
어드레스21년식(올뉴어드레스)도 똑같이 디스크+드럼 브레이크의 조합이다.
평소에는 앞 브레이크가 잘 듣고 뒷 브레이크인 드럼이 약간 밀리는 느낌으로 잡힌다. 그러나 항상 안전운전에 신호를 꼭 지켜가며 안전하게 운전하기에 그런 느낌이 딱히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미친놈이 앞으로 갑자기 끼어 들어오면 브레이크가 밀리는게 확실히 느껴진다.
한번은 어떤 인간이 길을 잘못 들어선걸 나중에 눈치채고 갑자기 내 쪽으로 훅, 하고 들어왔는데 그리고는 본인도 놀랜건지 그대로 멈춰버렸다.
미친놈아… 얼렁 가… 안 그럼 부딪쳐…
라고 속으로 외치며 브레이크를 꽉 잡는데 abs가 아니니까 미끄러지려고 하는게 느껴졌고 인간 abs가 되어 본능적으로 살짝 풀었다 다시 잡고를 두번 정도 반복하며 겨우 그 뒤에서 멈췄다. 속도는 40~50킬로 사이… 완전히 안전한 속도임에도 그냥 옆에서 훅 들어오니까 공간이 없어 멈추는게 안 될 뻔한 상황이었다.
그 차는 그리고 그냥 가버렸다. 나는 욕도 안했다. 초보인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abs의 부재를 확실히 느꼈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은 반대다.
드럼이 오히려 잘 듣는 편이고 디스크가 오히려 미끄러워 잘 안 잡힌다. 전체적으로 다 안 잡히지만 정도의 차이가 그렇다는 것이다.
5. 아베니스와 버그만의 차이 중 내가 눈여겨 보는 것 몇 개만 정리
(1) 둘다 스펙 상으로는 시트고가 높다
아베니스를 최저 지상고가 160mm다. 올뉴어드레스는 120mm다.
그런데 그만큼 시트고가 더 높아졌다. 아베니스는 780이고 어드레스는 745다.
지난번 적은 글에서처럼, 키가 아니라 자신의 ‘인심 길이’를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지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다들 아베니스는 시트고가 높다고 한다. 키가 크면 상관없지만 170 정도에게는 높다는 것을 봤다 까치발? 을 하는 모습도 본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다.
그런데 버그만도 똑같이 160에 780인데 이상하게 버그만 시트고가 높다는 글은 못 본 것 같다. 시트의 모양이 뭐가 다른걸까? 버그만은 큰 사람만 타서 그런 내용이 없는걸까?
모르겠다.
아무튼 지금 타는 어드레스가 내게는 딱 좋은 높이여서 3.5cm가 더 높은 아베니스는 직접 앉아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버그만 역시 똑같은 높이인데 왜 말이 안 나오는건지… 시트를 직접 앉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 메모만 해 두었다.
pcx나 nmax보다 둘 다 시트고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2) 아이들링 스탑이 시동키와 같이 있는 버그만
3초 정도 멈춰 있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쓰로틀을 당기면 바로 켜지면서 출발하는… 그래서 기름값을 아끼는게 아이들링 스탑 기능이라고 한다.
아베니스는 없고 버그만에만 있는 기능이다.
그냥 생각하기에는 좋아 보였지만… 그렇지 않았다.
영상을 유심히 봤는데 어쩔 때는 쓰로틀이 제대로 먹혀 바로 걸리고 어쩔 때는 약간 딜레이가 있는것 같은데 0.3초 정도 뭔가 늦게 오는 느낌이 있다는 것 같다고 말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불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 정도야 뭐…
그러나 내가 불편하게 생각한 건 버튼이… 아… 시동키와 같은 버튼이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나는 아이들링 스탑 기능을 끄고 싶다면 오프로 해 두면 된다.
그런데 배달은 수십번씩 시동을 끄고 켠다. 픽업지와 배달지에서 모두 그런다.
음식을 받고 다시 시동을 켜면, 시동버튼과 아이들링 스탑 버튼이 같은 것이어서 이 기능이 다시 켜진다. 끄려면 위로 한번 또 눌러줘야 하는데 이걸 매번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게 너무 싫다.
그래서 아베니스로 마음이 기울었다.
(3) 브레이크 고정(파킹 브레이크) 기능은 아베니스만 있음
있으면 좋다.
(4) 주유구 위치가 둘 다 불편하지만 아베니스가 더 불편
아베니스는 텐덤(뒤에 사람 타는 것)하는 부분에 주유구가 있어서 짐대를 달려면 무조건 슬라이드만 달아야 한다. 안 그러면 주유구가 가려져서 주유를 못 한다.
버그만 스트리트는 안장을 열어야 한다. 어드레스랑 똑같아서 이건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가끔, 주유하는 사람이 기름을 넘치게 넣는 경우가 있고, 그러면 기름이 안장 열고 그 안에 수첩 같은것을 넣어뒀는데 여기 다 들어가버린다. 짜증난다. 아…
일하다 실수한거라 뭐라하지는 않고 그럴 마음도 없는데 이놈이 되려, 괜찮아요, 금방 말라요, 이딴 식으로 말하길래 뭐라 해버렸다. 수첩 우글우글해진게 돌아오냐?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지… 정말 요즘은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인간들이 많다.
(5) 둘 다 발판에 2리터 생수 6개짜리 실을 수 있는 듯 싶고 발을 죽 펴는게 가능하지만,
아베니스는 약간 덜 펴고 버그만이 제대로 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봐서는 말이다.
생수6개는 어드레스가 가능하니까 여기도 가능할 것 같다. 주유구가 앞에 있지 않고 뒤에 있는 덕분에 발 사이가 평평하고 넓어진건 그나마 다행이다.
(6) 아베니스보다 버그만이 더 정숙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링만 아니면 버그만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7) 초반 가속 둘 다 좋고, 40~50 킬로 부터 60킬로 사이에 약간 속도가 바로 안 올라오는 것 같다가 60 정도 넘어가면 다시 잘 받쳐준다는 것 같다.
타이어는 둘 다 마음에 안 든다. 너무 얇고 휠도 작다. 더 두껍고 인치가 조금만 더 커졌으면 편할 것 같다. 그리고 100/90-10 은 괜찮은 것 구하기가 힘들다. 이번에 미쉐린으로 바꾸려다가 안 들어와서 맥스.. .뭐였더라… 접지력은 더 좋고 대신 더 빨리 닳는 타이어로 바꿨는데 만족은 하지만 선택의 폭이 좁은건 처음 알았다.
게기판 시안성은 둘 다 좋다는 것 같다.
둘 다 킥 스타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버그만은 확인 좀 해야겠다. 어드레스를 타면서 킥 스타터를 한 번 사용한 적이 있기에 이게 있고없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둘 다 풀페이스 헬멧은 안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헬멧도난방지 고리 같은게 안장을 열면 다리 쪽에 양쪽으로 한개씩 두 개가 있어서 거기에 헬멧의 디링을 걸고 안장을 닫으면 두 개의 헬멧을 조금은 안전하게 걸어둘 수는 있다.
둘 다 스즈키라 부품값이 비쌀 것 같고 따라서 수리비가 비쌀 것 같아 불만이다.
백미러로 보이는 모습이 괜찮은지는 모르겠다. 말이 없는 것으로 봐서 무난한가보다.
쇼바는 버그만이 훨씬 더 편한 승차감을 준다고 하는데 아베니스를 산다면 편한 쇼바를 알아보고 교체를 생각해보려고 한다.
일단은 이 정도만 알아둔 상태다.
현재는… 아이들링 하나 때문에 번거로와서 버그만 대신 아베니스를 생각중인 상태.
그러나 버그만이 편하고 디자인도 더 괜찮아서 마음은 계속 버그만으로 향하는 중. 내가 과연 아이들링을 끄고 써야 하는걸까?? 이런 생각도 들고…
… 결론은 모르겠음. 일단 메모만 해 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