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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과도 곧 이별…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이천에서 아침술만 늘어난 것 같다. 아침술 또 한 잔 했다.

일이 있어 이천에 잠시 와 있었는데 가능하면 여기저기 다녀보고 싶었다. 하지만 일이라는게… 계속 생기고 또 생기다보니 결국 다녀본 곳이 시내가 거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벌써 날이 더워지고 있다. 다니기 어렵게 되어간다.

이천은 생각만큼 볼 곳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서 걸어다니기에는 나쁘지 않은게 낮은 높이의 산등성이가 여기저기 연결되어 있어서 몸만 괜찮다면 온종일 산등성이만 타고 다녀도 될 듯 싶다.

중간중간 아파트 공사라던가 도로라던가… 어떤 연유에서 끊어져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겨울에 고라니가 먹이를 찾아 자주 내려왔던 것 같지만 그래도 사람이기에 다니기에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서울은 이런 곳이 거의 없다. 어디를 가야만 있다. 대두분 모두 갑갑한 공간이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대로 꾸밀 수 있는 집이 더 중요해진다.

벌판같은 곳과 개발이 안 되거나 덜 된 곳, 논두렁이 많은 것도 좋았다. 완전히 논이 아니라 작은 논들, 그래서 옆에 언덕도 있고 산도 있고 개천도 있고… 이런 곳들… 이곳은 그냥 걸어다니기에 참 좋다. 물론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면 미끌거리고 운동화가 금새 지저분해지기에 별로라서 날을 잘 잡아야 한다.

게다가 이천은 안개의 도시처럼 아침에 짙은 농도의 안개가 끼곤 했는데 안개속을 걷다가 머리가 젖는건 여기서 처음 겪은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시골에서 가끔 겪긴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가능하면 이천 곳곳을 다 다녀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차를 타고 다른 도시도 2주씩 다녀보고 싶었다. 하지만 일이 어렵게 만든다.

얼마 남지 않았기에 삼미분식에 한 번 더 가서 아침을 먹었다. 가볍게 먹고 싶어 막걸리 대신 생맥주를 주문했다. 다 마시지는 못하고 몇 모금만 맛있게 먹고 가볍게 채운채 일어났다.

이천은 인구가 22~23만인듯 싶다. 서울에서 인구가 적은 편인 한 구와 비슷하다. 다른 구는 보통 30~40만명씩 있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소비력이 이천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구밀도와 소비력… 그래서 서울은 오히려 저렴하게 파는 곳이 더 많은 것 같고 그래서 집만 해결된다면 먹고사는 비용은 오히려 덜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천은 다른 지방과 달랐다. 서울보다 비싼 물가였다. 음식점도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식비가 많이 나갔고 저렴한 마트에 가서 구입해다 요리해 먹어야 하는데 버스도 자주 오지 않는 곳이 많아서 이것도 불편했다. 이천은 더 이상 지방이 아니었다. 지방의 장점은 생활비가 저렴한 것… 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불편함이 컸다. 사람마다 다르고 잠시 있다 떠나는 것이어서 잘못 알고 있는 가능성이 크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런 것 같다고 정리해본다.

조금 더 지방으로 내려가고 싶다. 진짜 지방이라 할 만한 곳으로 내려가고 싶다. 어디로 가야할까.

남서쪽으로 가고 싶은데 그쪽은 너무 없다. 너무 낙후되어 있다고 해야할까. (고속도로부터 균형있게 깔렸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잘못됐다. 잘못된 정치의 결과가 이런 것이다.)

목포나 한 번 더 갔다오고 싶다. 근처 도시도 조금 더 알아보고 기차에 올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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