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명 이상의 소말리아인이 사망하고 19명의 미군이 사망했던 ‘모가디슈’에서의 블랙호크 추락 후 구조 사건을 다루었다. 영화는 미군 중심으로 이야기되며, 처음과 마지막에서나 소말리아인들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되는 정도이다. 계속되는 전투씬이 볼만하고, 영화는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블랙호크에서 보여준 전투씬이 이후의 전쟁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소문이 있다.
때는 1993년 10월 경, 소말리아는 지역 군벌들간의 내전으로 불안한 상황이었다. 그 중 ‘아이디드 장군’이라 불리는 자가 소말리아인들을 힘과 공포로 통제하며 세력을 장악하고 있던 거대세력의 우두머리였던 것 같다.
어떤 일을 계기로 미군은 아이디드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을 시작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3주를 넘어 6주가 지나가며 워싱턴에서의 압박도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아이디드가 바카라 시장의 어딘가에서 있을 회의에 참석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게 되는데…
하지만 바카라 시장은 모가디슈에서 가장 번화한 곳인 것 같고, 따라서 민간인들도 모여 있지만 아이디드의 세력도 잔뜩 있는 곳이기에 이곳에 진입해 아이디드를 생포해 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작전이었다. 게다가 제대로 된 공중 지원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작전이 개시된다.
무수히 많은 rpg의 세례 가운데(영화 상에서는 단 몇 발만으로 블랙호크를 격추시킨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수백발을 쏴서 그 중 하나가 맞았다고 한다. 자동 요격 기능이없는 rpg로 헬기를 맞춘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기에 영화상으로만 그렇게 보여진 듯 싶다.) 한 발이 블랙호크 중 한 대를 맞추어 떨어뜨리고, 이를 구조하기 위해 추락지점으로 향한 미군은 바라카 시장에 빼곡한 아이디드 세력과 기타 세력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그후 또 한 대의 블랙호크가 추락하고…
… 이전의 전쟁영화는 전쟁의 철학을 많이 담았지만 블랙호크에서는 그런 거시적인 철학과 이념보다는 전투에 참가한 ‘개인’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쟁보다는 전투영화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의미는 둘째치고, 영화적 재미로써는 꽤 볼만했다.
영화 속 대사 중 마음에 들었던 것은 두 개,
① None of a you Americans smoke anymore.
You all live long, dull, uninteresting lives.
(너희들 미국인들은 더이상 담배를 피지 않지.
덕분에 오래도 살겠지만 재미도 없고 바보 같은 삶이야.)
… 오래 사는게 중요할까, 재미있게 사는게 더 나은 인생일까.
② 또 한 주가 시작됐어,
월요일이라고.
… 어찌되었든 하루는 또 시작한다.
p.s. 아이디드는 블랙호크 다운 사건 이후 몇 년이 지난 1996년 8월 2일에서야 모가디슈에서 피살되었다고 한다. 킬링타임용으로 볼만했던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