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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행동의 심리학 / 수준 좀 높여 썼다면 나았으려나

FBI행동의 심리학 /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책을 읽으면 내 평소의 습관과 행동, 표정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 내 모습을 봤던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도 생각하게 된다. ‘첫인상’처럼 무의식적으로 받게 되는 느낌도 마찬가지다.

같은 이유에서 이것을 역이용할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어떤 몸짓이나 행동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무의식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또는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은지를 결정해서, 원한다면 그렇게 보이게도 만들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준이 너무 낮다. 제목은 ‘FBI 행동의 심리학’이라고 잡아놓고는 정작 내용은 너무 기초적인 것만 짚어냈고 그마저도 많지 않다. 입문서라고 해야 될까? 뭔가 시작하려다 만 느낌도 없지 않다.

책에 나온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경호원들이 있다. 양쪽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엄지손가락을 집어넣고 남은 네 손가락을 밖으로 내어놓은 모습이었다.

엄지는 뇌의 변연계(동물적인 부분으로 이성적으로는 숨기거나 위장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함)의 작용에 의해 심리적으로 자신감의 표현과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한다.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엄지를 숨기게 되고, 반대로 자신이 있는 경우에는 엄지를 보이게 하거나 위로 쳐드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당시 경호원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고 따라서 그런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경호원의 모습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도저히 알아낼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경호원을 고용한 주인도 마찬가지였다. 뭔가 못 미더운데 그게 무엇 때문인지는 몰랐다고 한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어딘가 미덥잖습니다. 어떤 게 문제인지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고용주가 이 책의 저자에게 물었다.

 

저자는 경호원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앞에 설명한 이유 때문에 곧바로 엄지와 관련된 자세를 교정해 주었다.

정말 작은 것, 아무도 못 느낄 작은 차이 하나를 조절해 주었을 뿐인데 그 결과, 사람들은 경호원에 대해 보다 강한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위의 예는 그나마 조금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다른 것들은 너무 기초적인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을 굳이 이유까지 설명해서 그 결과 상대방은 어떤 생각을 하거나 느낌을 갖게 되는지를 설명했다. 내용이 너무 기초적이어서 재미도 그냥 그랬고, 그렇다고 알게 된 것을 다른 것에 응용할 만한 뭔가도 거의 없어서 실망이 컸다. 호기심에 읽어볼만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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