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의 비밀 – 아시아 베스트 컬렉션, 아시아 문학선 15 / 바오 닌 外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이질감이 공존합니다.
이 책 마지막 부분의 ‘해설’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12편에 얽힌 역사와 전통이 때론 낯설지만, 반드시 어떤 지점에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삶이 있음을 보여준다. 길이 나 있지 않아도, 저쪽에도 사람과 삶이 있다는 믿음으로 찾아가다 보면 반드시 어떤 지혜와 곡절과 감동을 만나게 된다. 계간 ‘아시아’의 10년은 그런 ‘길닦기’였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다른 공간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 몇 군데 메모한 부분
“그 어디도 아닌 바로 이곳에서 이미 바보가 된 그는, 마냥 참기만 한 결과 아예 더 이상 머리를 쳐들 수 없을 만큼 짓눌렸다.”
“돌연 그녀의 눈앞에 버려진 벽돌 가마가 흘깃 수쳐 지나갔다. 마을에서도 멀고, 지나는 사람 하나 없는….”
– 지 패오
“꾸잇은 5년 뒤에 돌아와 그들의 궁상맞은 움막을 2층짜리 별장 같은 집으로 바꾸어놓았다. 서구의 화폐가 요정의 마법보다 더 강력한 마법을 발휘했던 것이다.”
“빨리 죽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은 늙은 귀머거리 아버지의 간호사로서 아내가 필요했다.”
– 골목풍경
“남자는 코끝이 찡해지며 울고 싶은 지경이었다. 하지만 슬퍼해야 할 정체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 모래는 모래가 아니고
“겁에 질려 있으면 꼭 무슨 일인가 벌어지게 되어 있다고요. 장담해요. 내가 뭘 좀 알고 하는 말이거든요.”
– 모젤
“결국 모든 것이 이렇게 재미없게 되고 말았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갈망했던 것인지 나 자신도 분명하게 알 수 없었다.”
– 꽃피는 계절
“그들은 보리수 그늘에 앉았다. 그리고 서로를 찬찬히 살펴본 뒤, 상대가 자기보다 형편이 안 좋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안심했다.”
“우는 건 며칠뿐이야. 며칠만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릴걸.”
“머릿니 약은 사니차리의 머리에 들끓던 이를 몽땅 없애주었다. 편안히 잠을 잔 뒤, 사니차리는 그동안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낸 것이 정신적 고통 때문이 아니라 머릿니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이 아무리 비탄에 빠져도 일에 지친 몸은 잠을 잘 자야 한다.”
“미리 마련된 돈벌이 방법이란 세상에 없어. 마하잔들에게는 그런게 있을지 모르지만, 두샤드와 간주들한테도 그런 게 있 을까? 우리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돼.”
“세상에 자기 배보다 중요한 신은 없어.”
“당신도 이제 알게 될 거야. 밀을 베고 땅을 갈듯이 눈물도 흘릴 수 있게 돼.”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니차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흥미진진한 일들을 곰곰 생각했다. 걸어 다니는 좁은 길밖에 몰랐던 친구가 지금 버스를 타고 먼 란치까지 가고 있다.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그 먼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 곡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