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이면 에어컨 청소를 한다. 사람 불러다 하는 중이다. 6~8평형 벽걸이 에어컨 두 대가 각각 8만원씩이었다. 두 대이니까 만원을 깎아준다며 15만원에 해 줬던 사람도 있었는데 청소를 제대로 안 했다. 깎아준게 아니라 대충 해 놓고 깎아준 척 한 것이다.
올해는 직접 했다. 락스로 하면 된다. 비닐과 분무기 솔, 대야처럼 아래로 떨어지는 락스 물을 받아줄 무언가, 드라이버, 테이프… 이 정도면 충분하다.
보이는 곳은 닦을 수 있지만 그 안쪽은 닦기가 어려워 에어컨 겉을 열었다. 양쪽의 걸이 부분을 누르니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고 위로 열리는 방문처럼 위쪽은 고정된 채 원형을 그리며 위로 올라갔다.
더 안쪽의 검은 곰팡이는 도저히 청소할 수가 없을 정도까지만 열렸다.
시작한 김에 끝을 보고자 고민하다 구글검색을 했더니,
와~!
혼자서 벽걸이 에어컨을 청소할 수 있는 방법들이 따라할 수 있을 수준에서 정리된 글과 사진, 영상들이 있었다.
이걸 몰랐다니!
몇 개를 훑어본 후에 한 개를 잡아 자세히 보고 생각으로 정리하고 따라했다. 에어컨 청소 전문가(?)가 와서 청소해 주는 것처럼 완벽하게는 못했지만 충분히 깨끗해졌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사용할 만하다. 방문을 닫은 상태에서 오래 틀어도 괜찮은 정도구나, 할 정도로 청소를 끝마쳤다.
처음이라 반나절이 소요되었지만 적어도 15만원은 아꼈으니 그 돈으로 맛있는거나 사먹어야겠다.
…
혼자 에어컨을 청소하려면 벽걸이 에어컨 청소와 같은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하면 된다.
글도 있고 사진도 있고 영상도 있다.
처음에는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겠지만 일단 한 번 하고 나면 대부분의 벽걸이형 에어컨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은 혼자 청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케이스 여는게 어려운 것도 있기는 했는데(이상하게 한 쪽이 잘 안열려서 드라이버로 누르며 열다가 걸이 부분이 부러졌다. 그래도 사용에는 지장 없는 부분이라 다행이었다.) 부러진 후에야 안쪽을 보고 내가 왜 못 열어서 그렇게 되었는지 알았다. 가능하면 힘은 너무 주지 말고 요령껏! 열려고 해 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뭔가 잘못 하고 있는 것이므로 조금 더 검색해보거나 조금 더 생각해보면서 신중을 기하자.
반나절만에 15만원 벌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 한 번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