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바로 녹음 가능한 곰 녹음기로 영화와 드라마의 필요 부분만 녹음한 후에 영어 반복 공부하는 방법
영화나 드라마로 영어와 같은 외국어를 공부하려면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1. 오디오가 비는 부분이 많다. 이 부분을 없애주려면 필요한 부분만 녹음해야 한다.
영화 한 편은 길다 싶어 미드나 영드의 어떤 에피소드 한 개를 골라 시작했다고 치자. 에피소드 한 개씩을 정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치자. 그렇게 시작하자마자 바로 거슬리는게 ‘빈 오디오’ 공간이다. 시간은 가는데 대사가 없다. 쉴 새 없이 떠들어 대는 라디오와는 다르다.
그래서 ‘시간이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도 그렇다.
결국 중간중간 대사가 없는 공간을 빼고 대사가 나오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녹음해 줄 필요가 있다.
2. 아무리 들어도 알 수 없을 만큼 안 들리는 부분은 구간반복 뿐이다.
또 아무리 들어도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 느리거나 쉬운 것은 들리는데 대사가 길거나 너무 빠르게, 혹은 원어민 특유의 발음으로 뭐라뭐라 빠르게 말해 버리면 아무리 들어도 알 수 없다. 심지어 스크립트가 있어도 이게 왜 이렇게 소리나는지, 저 말에 이 단어와 전치사들이 벌써 다 발음된게 맞는지 들으면서도 도저히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몇 초의 대사를 어떻게든 들으려면 ‘구간반복’ 뿐이다. 녹음 후 재생속도를 0.5배까지 낮춰 들을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속도로 구간반복을 할 때가 가장 좋았다.
따라서
1. 필요한 부분을 간단하게 녹음할 수 있고
2. 곧바로 그 부분을 구간반복해서 들을 수 있으며
3. 그렇게 만들어진 녹음파일들이 모아져 있으면 나중에 한 번에 이어 들을 수 있으니까
그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겠지만 직접 사용해본 건 ‘곰 녹음기(구 곰 레코더)’ 뿐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틀어놓고 위에 보이는 버튼 하나로 녹음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다. 끝내고 나면 바로 녹음을 해서 위와 같이 옆에 뜨는 재생창을 통해 해당 부분을 반복해 들을 수 있다. 만들어진 파일의 확장자는 가장 기본적인 mp3이어서 어떤 mp3 플레이어나 프로그램에서든 재생될 것이다.
위 사진을 보면 겨우 7초짜리가 녹음되었는데 이 7초를 듣기 위해서 몇 십분을 집중했는지 모른다. 아무리 들어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안 들리면 안 들리는대로, 그저 들리는 그대로 쉐도잉으로 그냥 계속 반복하며 따라해 주었다. 잘 안들리니 제대로 따라해 암기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계속했다.
그렇게 끝냈다.
그리고 다음 날 또다시 안 들렸던 그 날의 녹음파일을 반복해 들으며 어떻게든 들어보려고 하며 들리는 그대로 따라하며 외우고 그 날의 (내가 정한) 과제로 넘어가 영어공부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3일까지만 안 들리는건 안 들리는대로 두고 4일째에서야 3일 전의 안 들렸던 부분을 스크립트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했다. 그래도 안 들리는건 안 들렸다. 하지만 첫 날 바로 스크립트를 통해 확인할 때와는 다르게 다가온다. 일단 잠들고 나면 머릿속에서 뭔가가 알아서 움직여 정리하고 이해하고 그러는 것 같다. 그래서 곧바로 스크립트를 확인하는 것과 며칠 후에 확인하는 것은 달랐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난 뒤에, 이런 식의 받아쓰기가 계속된 후에야 예전의 안 들리던 부분들 중 일부가 하나하나 들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영어공부는 그런 식인 것 같다. 공부한다고 해서 그만큼 꾸준히 좋아지는게 아니라 알게모르게 작은 계단 하나 올라서듯이 어느 순간 보면 뭔가 올라가 있고 또 올라가 있는 것 같다. 그러다 시간이 꽤 지나고 보면 그런 계단들의 높이와 숫자들이 여럿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