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도서관이 규모가 더 크고 책도 많은데 용산도서관에서 볼 만한 책을 더 쉽게 자주 고른다. 배치의 차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다르다. 그게 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모양이고 각 도서관의 대출권수는 합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각각 7권씩, 도합 14권씩 빌려올 수 있다. 2주 후 반납이지만 대출연장을 하면 1주를 더 대여할 수 있다.
3주에 14권…
막상 읽는 것은 서너권이 대부분이다. 반납일자를 앞두고서야 한두권을 급하게 더 읽을 뿐이다. 학창시절처럼 하기 싫은 것도 공부해야 했던게 아니라 읽고 싶은 것만 골라왔는데도 이 모양이다. 그래도 그럭저럭 읽어나간다.
천 권을 읽으려면 얼마나 걸릴까? 모르겠다. 읽다보면 어느 순간 넘어서 있다.
만 권은 얼마나 걸릴까? 처음에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후에 될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내 생각과 내 경험이 많아지면서 피드백과 필요에 따라 골라읽기 시작했고 이전처럼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다룬 책들은 한두달에 한 권 정도로 줄어들었다.
깊이 생각하며 읽는 책은 줄어들었다. 권 수는 줄어들었지만 전보다 더 목적을 가지고 읽는다는 점이 다르다. 많이 읽어서 좋은 단계가 있다면 지났다.
… 가끔은 나도 뭔가 쓰고 싶어진다. 정말 짧은 단편 한 개를 대략적으로 쓴 게 있다. 장편 SF를 염두에 두고 끝을 완결해 놓은 상태에서 첫 부분만 쓴 것도 있다. 하지만 감당치 못할 삶에 놓쳐버렸다. 다시 되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