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귀에 갈색귀지 같은 곰팡이가 생겼다. 냄새도 났다. 개도 가려워한다. 습해서 생긴 듯 싶다.
처음 병원에 갔을 때는 곰팡이라고 했다. 치료 비용 등 이것저것 합쳐 10만원 정도가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두세달 후에 또 생겼다. 1년에 한두번씩은 생긴다.
병원치료도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네 번 오라고 해서 네 번 다 갔었고 마지막 갔었을 때는 다 나은 것 같았는데 그래도 또 몇 달이 지나면 생겼다.
목욕을 시키고 귀도 잘 말렸는데 계속 그런다. 나이가 들면서 반복되는 것도 있다.
우선은 3개월에 한 번 정도로 하던 미용 사이에, 그러니까 한달 반 정도마다 한 번씩 더 가서 귀하고 발의 털만 정리해 주는 부분미용을 추가했다. 귀 속 털이 길에 자라지 않게 해서 습한 것을 줄여주고 곰팡이가 생길 환경을 줄였다.
귀 세정제도 구입했다. 사람들이 많이 쓰는 제품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일주일 정도에 한 번씩, 조금씩 사용해 주면 됐고 다른 건 일반 귀 세정제와 다를 바 없었다. 그 중 하나는 곰팡이에 특화된 제품이었다. 냄새도 진했다.
두 개 다 구입했다. 사용법에 맞게, 그리고 동물병원에서 가르쳐준대로 세정제를 꾸준히 사용했다. 귀 속이 습해지지 않도록 신경 많이 썼다.
처음에는 개가 아주 싫어했다. 그러다 편하게, 편하게… 편하게 해 주면서 살살 사용하자 귀 청소도 즐기기 시작했고 말리는 것도 즐기기 시작했다. 그 과정이 오래 걸려 힘들었다.
보름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자 갈색 귀지가 사라졌다.
한두달, 집안의 힘든 일 때문에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하자 다시 발생했다. 귀 세정제만으로는 안 되어 동물병원을 왔다갔다 해야 했다.
내 삶과 개에게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매일같이 뒤치닥거리만 하며 살다보니 너무 힘들다. 정작 내가 사랑하고 나를 좋아하는 생명에게는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한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