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압 낮은 기계식 키보드, 닌자87 게이트론 백축 / 키캡 뿐만 아니라 키축 교환도 가능
흡음재라고 하던가? 소리를 줄여주는 스폰지 같은 것과 기계식 키보드용 오일, 기계식 키보드용 구리스까지 다 합쳐 7만원 이상 주고 구입했다. 일반 적축 키보드를 사용하다보니 키압 때문에 손가락이 많이 힘들었다. 잠깐 치는건 상관없는데 하루 몇 시간 이상을 계속해서 사용하면 키압이 너무 높아 힘들다.
결국 다시 펜터그래프 키보드를 구입해 사용했는데 처음에는 키압이 더 높아 힘들었지만 키 스트로크가 작아 한결 편한 지점이 있었다. 팔꿈치 높이와 위치가 중요하다.
그러다 닌자87 이라는 기계식 키보드를 알게 되었다. 키캡뿐 아니라 키축까지 교환 가능한 제품이었다. 안그래도 알리와 구글 검색으로 해외에서 비슷한 제품을 사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따져보니 여기가 더 저렴했다. 더구나 게이트론 백축은 적축과 똑같은데 키압만 낮아진 키축이라고 보면 될 듯 싶어 구입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적축이 45~50g 라고 하면 게이트론 백축은 35~40g 인가 보다. 체감상 35에 가까왔다. 40치고는 너무 쉽게 눌렸다. 어쩌면 35보다 더 낮을지도 모르겠다.
단점은 키압이 너무 가벼워서 키가 튀어오르는게 너무 약하다는 것이었다. 눌러지는 것도 너무 쉽게 내려가서 오히려 힘들게 만들었다. 타자를 잔뜩 치다보니 결국 안되겠다 싶었다.
결국 적축보다 낮고 게이트론 백축보다 높은, 그 중간 정도의 키압을 가진 키보드가 적당하다는 결과 하나는 얻을 수 있었다. 또 키 스트로크도 펜터그래프처럼 짧아야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키압은 40g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검색해보니 키압만으로 보면 리얼포스 쪽에 그런게 있던데 너무 비싸다.
닌자87은 전체적으로 마감이 조금 떨어진다. 키축이 쉽게 빠지는게 몇 개 있었다. 심지어 거꾸로 했는데 한개가 떨어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일단 키캡을 끼워 사용하게 되면 빠질 일이 없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보기 힘들 수도 있다. 몸체는 레오폴드 처럼 무게감 있고 흡음재도 장착할 수 있어 가격을 고려하면 만족스럽다. usb 연결선이 착탈식이 아니라는 점은 단점이다.
키캡은 abs 재질이다. 마찰력이 높아 pbt처럼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칠 수 없다. 결국 pbt 키캡을 구해 바꿔 사용했다. 그렇지만 키압이 너무 낮아 불편한 건 나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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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링이란게 있다. 연필두께보다 조금 얇은 동그란 고무링 같은건데 키캡 아래에 끼운 후에 키캡을 키보드에 끼우면 약간의 키 스트로크/쉘로우(shallow)(눌러지는 깊이)가 줄어드는 기능을 해 준다. 닌자87을 구입했더니 이게 알파벳 갯수만큼만 포함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벤트 기간이었을지도 모르겠음)
적축을 사용할 때도 오링을 사용했었고 그만한 효과가 있었기에 닌자87에도 끼워 사용해 봤는데 아.. .키압… 여전히 극복이 안되는… 그래도 오링을 끼우니까 조금 나아지기는 했다. 키를 누를때 느낌 같은 건 다 죽었지만 그나마 나았다.
요즘에는 카일 로우 프로파일(낮은 키축의 한 종류)이 사용된 기계식 키보드들이 판매중인데 마음에 드는게 없다.
현재는 키압과 키 스트로크 문제 때문에 결국 펜터그래프와 낮은 키축 기계식 키보드를 번갈아가며 사용하고 있다. 각각 장단이 있는데 언제쯤 내 타이핑 스타일에 맞는 키보드를 구할 수 있을까. 체리에서도 낮은 키축이 나왔다고는 하는데 그게 사용된 제품은 아직까지 못 봤다.
닌자87은 그냥 키축을 바꿔가며 이것저것 저렴하게 테스트 해보기에 좋은 기계식 키보드다. 그런면에서 가격까지 생각해보면 이만한게 또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