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디 영화 : 바들라푸르 (Badlapur, Hindi, 2015)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있다. 누군가를 죽인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대부분의 실수는 어떻게든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이 ‘살인’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럼에도 어느정도는 참회하며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길은 중요한 것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것일터이고 따라서 아무리 참회하고 싶어도 그 길을 선택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바들라푸르는 다음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도끼는 잊어버리지만
나무는 기억한다.’
가난한 집에서 자랐고 직업 다운 직업 없는 ‘라이크 모하메드’는 술집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술집에서 여자를 빼오기 위해 큰 돈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럴 가능성이 없는 상태다.
어느날 ‘하르만’이라는 친구를 꼬드겨 은행을 턴다. 은행을 털고 빠져나와 도망가려 하는데 마침 어떤 여성과 아이가 탄 차가 눈에 띈다. 그들이 타고 있는 그대로 차량을 빼앗아 달아난다.
뒤에서는 경찰들이 추격해 오고 강도짓을 벌인 라이크와 하르만은 도망치느라 정신이 없는데 차문이 열리며 아이가 밖으로 떨어져버리고 여자는 놀라 소리를 지른다. 당황한 것인지, 무슨 생각에서인지 라이크는 순간적으로 여자에게 총을 쐈고 여자는 결국 죽었다.
중간에 돈을 갖고 달아난 하르만과는 나중에 만나기로 약속한 라이크. 경찰에 잡힌 후 그가 어디에 있는지, 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며 자신은 단순히 공범일 뿐이라고 주장하다가 결국 20년 형을 받고 감옥에 수감된다.
죽은 여자와 아이는 ‘라구’의 아내와 아들인 미샤와 로빈이다. 슬픔과 분노에 찬 라구는 라이크가 수감되기 전에 그를 찾아가 다른 범인은 어디있냐고 추궁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나 감옥에 갇힌 라이크.
그러나,
라구는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렸다가 반드시 복수를 하리라 다짐한다.
…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라이크가 라구에게 건네 준, 자신은 가질 수 없던 두 번째 기회에 대한 부분은 그래도 볼만했다.
15년 후에도 변하지 않는 라이크의 모습을 보면 ‘사람은 변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가 라구에게 건넨 두 번째 기회를 생각해보면 꼭 그런 것 같지만은 않다. 그 기회를 건네받은 라구가 어떤 행동을 했으면 좋겠는지…를 바라는 마음이 영화의 흐름 같았지만 그는 라이크와 다를 바 없는 일을 벌인다. 스포일러상 여기까지만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