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일기Z
일기형식을 취하고 있는 종말일기Z는 어쩔수 없이 기존에 나온 다른 좀비소설들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지금 기억나는 좀비물 책이 몇 권 있는데 영화로도 개봉된 세계대전Z 와 그 외전격으로 얇게 나온 세계대전Z외전, 그리고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1권과 2권이다. 하루하루… 당시 2권까지밖에 번역되지 않았다.
세계대전Z는 인터뷰형식으로 너무 딱딱 끊겨 진행되어 별로였다. 내용도 진부했고.. .오히려 외전이 재미있었다.
반면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은 실제 좀비들이 창궐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시작을 잘 잡아서 진부한 내용이 어쩔 수 없음에도 책장은 계속해서 넘겨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쉽게도 3권을 예고하는 마지막 장면이, 이 책이 좀비소설인가 SF인가를 갸우뚱하게 만들었고 2권부터의 내용 역시 선을 넘어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1권만큼은 괜찮았다. 일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 종말일기Z는 형식도 내용도 하루하루가… 를 모방한 듯 싶다. 내용은 더 가볍다. 일기형식도 전혀 새롭지 않다. 좀비물이나 세계종말에 홀로 살아남은 인류와 함께하는 친근한 동물, 개나 고양이가 등장하는 것도 역시 똑같다. 개나 고양이에게 집착하게 되는 현상도 똑같고… 디테일이 달라야 하는데 그마저도 떨어진다.
사실적인 좀비물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한다는게 에러일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뭔가 눈길을 잡아끌 만한 새로운 것을 기대하게 된다. 독특한 소재나 배경이 작용했다면 좋았을텐데… 아니면 스토리가 흡입력있게 빨려들어갈할 정도의 문장력이라도 보여주었다면 모를텐데… 어느것도 아니었다.
너무 평범한 느낌의 좀비소설이었는지라 수많은 좀비 에피소드들 중 한개를 보았다는 기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 책을 먼저 보고 다른 두 종류를 보았더라면 더 나았을까? 모르겠다.
좀비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겠지만 무언가를 기대하며 읽을 필요는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