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디 영화 : 움리카 아메리카 (Umrika, 2015, Hindi)
1970년대 어느 인도의 시골 마을, 아무것도 없는 깡촌에서 자식들이 잘 살게 하기 위해서는 움리카(아메리카, 미국) 외에는 답이 없다고 믿는 어머니가 있다. 어렸을 때의 어떤 기억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이 움리카로 떠났다는 사촌이 있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난 어느 날 부자가 되어 돌아왔던 기억이 굉장히 강렬했던 것 같다. 자신의 환경과 비교되었던 탓이 더 컸을 것이다.
큰 아들은 움리카에 대한 생각이 없지만 어머니의 그런 믿음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움리카로 떠난다. 어머니는 그렇게 큰 기대로 하루하루 소식을 기다리지만 몇 달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 기대만큼 시름에 빠진 날이 늘어가는 어머니,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의 고민도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아들에게서 편지가 오기 시작한다. 움리카에서 찍은 사진과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보내오기 시작했다.
어머니도, 마을도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편지의 내용을 통해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어떤 사건을 통해 작은 아들은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형을 찾아 움리카로 떠난다.
형이 떠났을 때 일곱 살 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 동생이지만 지금은 십여년이 더 지난 1980년대 중반이다.
세계가 다 같이 잘 못살던 1970년대와 80년대의 ‘아메리칸 드림’이 가난한 곳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지가 보인다. 그 안에서는 누군가는 꿈을 꾸고 아메리칸 드림을 통해 그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꿈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는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형과 동생의 결정이 그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또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이 대비된다. 누가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너무 꿈 속에만 사는것이 좋은게 아님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현실에 너무 순응해 버리면 인생은 나아지지 않는다. 꿈을 꾸기 시작하자 활기를 띠기 시작한 마을 분위기처럼 사람에게는 적당한 수준의 꿈이 늘 사라져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어머니의 꿈과 아버지의 꿈, 형의 선택과 동생의 선택을 지켜보는게 영화 ‘움리카’의 재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