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처음 배울 때에는 왜 배우는지를 몰랐다. 그냥 하라니까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2외국어를 배우고 싶어졌을 때에는 ‘왜’라는 목적이 생겼다. 하지만 근시안적이었다.
불어를 배운다고 치면 불어를 가지고 먹고 살 수 있는, 다시 말해 불어 자체가 직업과 다름없는 것만 생각했다.
나중에야 알았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여러개의 도구 중 하나라는 그 당연한 사실을 말이다. 무엇을 할 지를 정하고 그것에 도움이 될 여러 도구 중 하나가 언어였는데 막연하게 거의 불어 자체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만 했다. 그래서 공부가 더 막연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하는데 그 언어가 필요한지를 알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배워나갔을텐데 아쉽다. 아니면 가상으로 내가 어디에서 어떤 목적으로 곧 사용해야 한다는 가정을 하고 그렇게 배워도 됐을텐데 너무 막연하게 공부했다.
불어 자체가 직업인 것도 물론 있다. 대표적인게 학원에서 불어를 가르치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런게 목적이 아니다. 언어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이 그렇다. 이 사실을 분명하게 짚을 수 있었다면 많은 것이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 목적이 없다면 그저 읽고 쓰고 간단한 질답 정도만 가능한 정도… 라고 기준을 세우자. 그러면 언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흥미로와질 수 있다. 어떤 언어이든지 2개월이나 3개월이라는 시간을 목표로 세우고 이 안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한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러면 딱딱하게 깊이깊이 공부할 생각이 사라지고 가볍게 필요한 것 위주로 배워가야 할 길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든 영어가 우선이다.
영어를 계속 공부해 나가면서 다른 언어를 공부하되, 그 비율을 2:8 정도로 한다거나 몇 개월간은 0:10으로 새로운 외국어에 집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영어가 우선이다.
에를 들어 중국어도 좋지만 중국인하고 만나보면 현장이 아니고서는 모든 것이 영어로 통했다. 영어를 잘해야 오히려 대화가 잘 통했고 중국어로 이야기할 때보다 더 괜찮게 평가되는 느낌이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일했던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에서도 비슷했다. 기본은 영어였다. 그리고 나서 더 가깝게 있어야 하는 현장과 같은 곳에서야 비로소 그 지역 사람들의 언어를 필요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