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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 후기 – 더도 덜도 없는 딱 그 재미

재밌게 잘 봤다. 시간 보내기 딱 좋은 것 같다.

… 넷플릭스에 ‘기생수: 더 그레이’ 라는 드라마가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올라와 있었다. 볼 생각도 없었고 비급물 같은 포스터에 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일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권해효’ 라는 배우가 기생수에 나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좋아하는 배우이기에 조금만 봐 볼까? 라며 넷플릭스에 접속해 클릭을 하는데…

그렇게 시작 버튼을 누르면서도 속으로는 ‘재미는 없겠지.’ , ‘많이 유치하려나? 포스터가 참…’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원작인 ‘기생수’라는 만화를 영상으로는 어떻게 담아냈는지 정도는 봐 두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라도 데스노트처럼 의외의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런 별 기대없는 마음으로 보았는데 데스노트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의외의 반전이 있기는 했다.

재미로 시간 때우기 좋은 딱 그 정도의 영화(드라마)로써 잘 뽑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색한 연기들도 보였다. 배우 이름이나 장면을 언급하기는 좀 그렇고… 아무튼…

또 각본(?)이라고 해야 하나? 대사도 뭔가 조금 더 제대로 썼으면 하는 부분들이 에피1부터 계속 튀어나와서 아쉽다고 해야 하나… 조금 더 신경써서 다듬었으면 싶은데… 그렇다고해서 그게 또 너무 별로인 선까지는 가지 않은… 그런 적당한 선 안에 머물러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여섯 편을 모두 한 번에 다 봤는데 뒤쪽 에피소드로 가면 약간 지루한 장면이 나오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런 부분들이 잘 갈무리되었고 사건 진행도 질질 끌지 않는 편이었고 적당한 속도감 속에 볼 수 있어 좋았다.

외계에서 온 기생생물들이 인간을 숙주로 삼아 기생했기에 인간의 지능까지 그대로 닮게 된 것 같은데 그래서 기생수로써의 자신들의 존재(또는 생명)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는 그런 과정이라던가 숙주인 인간에 대한 고찰이라던가… 그런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정말 딱! 딱, 적당한 정도까지만 설명했다. 그래서 자칫 산으로 갈 수도 있을 부분도 전혀 없었다고 적어본다.

결국 대중적인 오락영화로써는 정말이지 군더더기 없이 잘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감독도 제작자도 뭔가 작품같은 완성도 높은 영화를 노리고 만든 것 같지는 않다. 그건 절대 아닌 것 같다.

‘한 이정도에서 만들면 되겠지? 이 정도 수준에서만 만들자!’

이런 마음으로 만들었을까? 뭔가 그런 느낌이다.

작품성, 퀄리티… 전반적으로 다 그런 느낌이었다. 제한된 자본이나 시간… 그런게 작용한걸까? 속 사정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몇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인 것 같다. 권해효는 당연하지만, 기생수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배우는 구교환이라는 주연이었다. 얼굴은 본 것 같은데 이름은 처음 듣는다. 영화를 다 보고 찾아보고나서야 알았다. 얼굴도 사실 딱히 떠오르지는 않았다. 능숙함, 자연스러움… 왜 그 동안 이 사람을 몰랐던걸까?

캐스팅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영화는 캐스팅 자체가 절반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기생수는 역시… 적당한 선에서 캐스팅도 무난한 수준으로 한 것 같다. 어색한 부분들도 없지 않았는데 연기를 잘 하는 어떤 배우임에도 그런 장면들이 조금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배우보다는 연출인지, 맞지 않는 대사나 분위기라던가…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좀 안 맞게 주어진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원작인 기생수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았다. 전체적인 세계관이라던가 주요 질문들, 기생수로써 전개될 수 밖에 없는 내용들… 이런 필수적인 부분들만 거의 그대로 가져왔고 나머지는 배경도 현재의 한국으로 변형시키고 일부는 조직범죄와 연결시켜 재미도 슬쩍 상승시키는, 그런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원작인 만화책을 본 사람이라고 해도 원작의 반복이 아닌, 조금 다른 내용으로써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대단한 작품성을 기대하지는 말자. 오락영화로써 딱 그 만큼 만들어냈고 충분히 즐길만했으니까.

몇 시간을 한 번에 몰아보면서 반나절의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은 것 같아, 그런 면에서 넷플릭스의 기생수를 추천한다.

… 마지막 장면은 시즌2를 암시하는 것 같은데 반응이 좋으면 곧 제작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뭔가 딱딱 떨어지게 진행되고 굉장히 진부한 포맷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미 뭔가 구상해 놓고 집어넣은 것 같다. 뭔가 뻔한 흐름, 뻔한 재미… 그럼에도 적당히 볼만해 보게 되는… 그런 류의 드라마다. 만화책 원작을 생각해보면 아직 더 담을 내용들도 있고 기생수라는 소재 자체가 어떤 이야기든지 집어넣거나 변형시키기에도 좋은 흥미를 올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즌1의 실적만 괜찮다면 시즌2가 만들어지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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