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의 창청동이라는 곳에 중국말을 쓰는 듯한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연위‘라는 중국집이 있다.
짬뽕 한 그릇이 두 그릇은 족히 되고도 남을 것 같은 엄청나게 큰 양을 자랑하고 탕수육은 고기도 충분히 들어가고 제대로 바삭하게 튀겨냈다. 이 정도면 요즘에는 맛집이라고 소개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제목에도 ‘맛집’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다만 이렇게 양이 많은 곳은 남은 음식물을 어떻게 할까, 설마 ‘재활용’은 하지 않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음식점이니만큼 그런짓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중국집답게 혼술과 혼밥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단, 점심시간처럼 사람이 많은 시간대는 피해가자.
1. 삼선 짬뽕
일부러 수저와 같이 찍었으니 크기를 보면…
엄청나게 크다.
짬뽕 한 그릇 국물까지 안 남기고 다 먹으면 무료! 라는 그런 이벤트 음식처럼 컸다.
저때가 아마 연위에 처음 갔던 날인지도 모르겠다. 밥을 먹지 않았지만 스트레스로 속도 좋지 않고 딱히 뭔가 밥처럼 배를 채울 만한 것을 먹었다가는 체할 것 같고… 그래도 뭔가 채우긴 해야 될 것 같은데 마침 연위 근처를 걸어 지나가고 있었으니… (주차할 곳은 없는 것 같다.)
짬뽕 한 그릇만 시켜서 면은 1/4 정도만 먹고 해물이나 건져먹고 국물 몇 수저 마시고… 그러면 왠지 딱일 것 같아 들어가 주문했다가 저런 일을 겪고 말았다. 해물만 건져 먹으려고 일부러 삼선짬뽕을 시켰던 것 같다.
양이 너무 많아서 이거 혹시 재활용한게 아닐까? 라는 의심부터 들었지만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아주 맛있고 그런건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 중국집들이 음식을 너무 못하는 곳이 많아서 이 정도면 먹을만한 곳… 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고 이곳은 그렇게 무난한 곳보다는 조금 더 맛있는 정도였다. 우와, 이 집 짬뽕 잘하네! 맛집이네! 이런 건 아니라는 것. 일반 짬뽕보다는 그래도 맛있는 것 같다는 것… 한 번 밖에 안 먹어봐서 이제는 기억도 안 나 정확히 적을 수가 없다.
배가 부른 상태여서 면은 딱 한 젓가락만 집어서 맛만 봤는데 면발의 탄력이 괜찮았던 것 같다. 그리고는 오징어와 같은 해물들만 건져 먹었는데 조금만 더 먹으면 체할 것 같아 맛만 국물도 수저로 한두수저 떠 본게 전부였다. 해물만 골라먹고 거의 다 남긴 셈이다. 그게 아마도 연위에서의 첫 식사였을 것이다.
그 후 다시 한 번 찾았던 연위…
2. 이천에 있는 중국집 연위의 탕수육은 탕수육 다웠고 가격까지 괜찮았다.
(1) 이과두주 – 향긋한 향취, 그러나 굉장히 독한 알콜도수
저게 이과두주인가 고량주인가… 사진이 잘 안 보이는데 한자에 얼핏 ‘두 이(二)’ 자가 보이는 걸 보니 이과두주 같다.
마트에서 사면 1,800~2,200원이거나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중국집에서는 아마 4,000원? 비싼 곳은 5,000원도 받는 듯 싶다. 이천의 물가는 이미 오를 대로 올랐는지 맥주 한 병에 4,000원인 곳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5,000원 정도 받았던 것 같고 그래서 중국집에서는 이과두주와 먹는게 맥주보다 낫고 소주보다도 훨씬 낫지 않나 싶다.
이과두주는 알콜 도수가 56도인가… 그 정도로 굉장히 독한 술이다. 그런데 소주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맛’이라는게 있다. 이과두주를 마신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았고 그 사이에 서너번 마셔본게, 그것도 몇 잔씩만 마셔본게 전부여서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코로 맡을 수 있는 향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맛에서 향이 느껴질 정도로 향취있는 맛이 난다. 좋다.
도수가 높고 양은 적은데 아마 저 한 병이 180~200미리… 정도 하지 않을까? 소주 한 병은 375미리 정도였나? 이과두주 한 병이 소주 1병 반 정도 될 것 같은데 느낌상 소주 2병은 마셔야 할 정도로 취할 것 같다. 물론 혼자 다 마시지는 않았다. 반병까지 마셔본게 최고인데 그 이상은… 음…
저 녹색 병의 술, 이과두주는 어렸을 때부터 중국집에 가면 늘 보게 되었던 술이다. 공사판에서도 많이 봤던 술이다. 소주와 함께 저 술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이미지는 뭔가 독하고 저렴하고 몸에 안 좋은 것 같은… 그러니 가능하면 마시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았다.
이번에 마셔보니 왜 어렸을 때 노가다하던 아저씨들이 소주 한 병씩 마시고 일하다가도 점심에 짜장면을 배달시켜 먹을 때에는 저 녹색 병의 작은 술을 마시면서 그렇게 좋아들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배부르지도 않고 맛도 소주와는 다르게 술맛 같은게 나며 다른 기름기 음식과 먹기 좋은… 그런 맛이었다. 소주도 사실 맥주처럼 배 부를 필요 없이 적은 양으로 쉽게 취하고 저렴해서 마시는 것일텐데, 그런 면에서는 이과두주가 더 나은 것 같다.
게다가 높은 도수는 작은 잔 몇 번만 들이마시면 확! 취할 정도로 바로 올라오니 아저씨들이 그렇게 좋아했던 것 같다.
(2) 탕수육 중 미니 탕수육이 있다.
위에 보이는건 아마 16,000원짜리 일반 탕수육인 것 같다. 그러나 10,000~11,000원 정도 하는 미니 탕수육도 있는데 혼자라면 이것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고기는 충분히 들었고 전분으로 제대로 튀겨냈다. 성의없는 중국집의 탕수육과 많이 달랐다. 무난한 탕수육 집보다도 더 잘 튀겼고 맛도 좋다.
그래서 연위에서는 탕수육을 추천한다.
소스는 약간 아리송한게 찍먹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그리고 중국집에서 먹으니까 웍에서 볶아 소스와 버무려 나오고 식초도 조금 더 넣어 나오면 딱일 것 같은데 각기 다른 손님들의 취향을 고려해서일까… 업장에서 먹는 것임에도 위와 같이 찍먹으로 나와서 아쉬웠다. 웍에 섞어 식초를 조금 강하게 넣어 나왔으면 처음의 그 훅~ 하고 들어오는 맛부터 해서 더 맛있게 즐겼을텐데… 조금 아쉬웠다.
p.s.
칠리 탕수육도 있고 깐풍기도 있다. 칠리 탕수육이 왠지 맛있을 것 같다.
또 나중에 이곳에서 깐풍기도 먹은 적이 있는데 정말 괜찮았다. 제대로 하는 집이었다. 일반 중국집과 조금 달랐고 더 맛있는 방식이었다. 중화풍이 조금 더 나는 느낌이랄까.
나중에 볶음밥도 먹었고 간짜장도 먹었는데 역시 괜찮았다. 그런데 연위의 모든 음식들이 중국집이어서 그런지 기름의 느글느글거리는 맛이 강한 편이라 많이 먹지는 못했다. 중국집이 워낙 기름음식이라 이건 뭐… 그냥 그러려니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