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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이 의아하게 바라보며 ‘영국인이냐?’고 했던 때

아주 가끔이지만 이상한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었다. 갑자기 모든게 잘 들리는 것도 부족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나. 게다가 발음과 특유의 악센트까지! 마치 꿈 같은 모습…

몇 번의 경험뿐이지만 모두 아무 생각없던 때 일어났다. 심지어 내 모습을 보고 외국인인줄 알았던 영국인은 갑자기 약간 놀란 표정이 되었다가 내게 영국인인지 물어와서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나서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재미있는건 그 순간이 지나간 후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아무리 생각하려고 해봐도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어를 잘하게 된 건 또 아니었다.

하지만 한동안 착각에 빠지곤 했다.

 

드디어 영국영어의 어떤 계단 몇 개를 올라선건가?

그런 생각도 했었다.

나중에 알았다. 그 이유를 거의 반년이 넘어서야 알았다.

 

내가 너무나 잘 알던 것이기 때문에 너무 잘 들렸고 너무 자주 말했던 것들로만 답했기에 지극히 자연스럽게 말했던 것이다. 그러니 누가들어도 네이티브였고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 BBC4 라디오 방송을 듣는다. 물론 안 들린다. 그래서 스스로가 우스워 미친놈마냥 큭큭거릴 때가 있다. 게다가 그때의 그 짧은 ‘순간’ 네이티브로의 변신 능력조차 사라진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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