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9이라는 영화에 대한 리뷰라기보다는 끄적거림이다.
우주선에서 발견된 외계인들은 왜 그런 모습이었을까?
아마도 우주선은 자신들이 정착할 만한 행성이 발견되면 멈추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예상했던 그 이상으로 시간이 걸렸고 한세대, 두 세대… 그런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자신들이 왜 우주선에 탔는지조차 망각할 정도의 세대가 지나버린 상황에서 정착할 만한 행성이 탐지되었고 우주선은 설계된 프로그램대로 자동항법장치(?)와 같은 게 작동되면서 자연스럽게 지구 위로 강하해 내려간 게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는 프로그램대로인데 정작 그 다음을 수행해야 할 외계인들은 우주선이 착륙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구인들만 잔뜩 긴장해있던, 알고 보면 우스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용기를 내어 우주선 안으로 들어간 지구인들은 저희들끼리 그냥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먹고 자고, 싸우고 있던 이상한 외계인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긴다.
얘네들의 무기를 보면 분명 새로운 행성을 찾아 일단은 점령하는게 목적인 것 같은데 누구 하나 자신들의 존재 이유와 우주항해를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외계인들이 없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몇 명의 외계인들은 무언가 알고 있는 듯했지만 통제권이나 권한과는 거리가 먼 위치였지 않나 싶다.
일단 발달된 우주선과 무기들을 연구하는건 둘째 치고, 이제 이 외계인들을 어떻게 처리(?) 해야 하는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빠져 버리게 된다. 어차피 얘네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권리라는 것도 모르는 것 같으니 디스트릭트 9이라는 지역을 만들어 수용소의 개념으로 이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외계 문명을 연구한다.
독특한 스토리와 다큐형식으로 촬영해 나간 것도 흥미로왔지만 외계인의 위치를 그런 식으로 설정해 버린 게 참 재미있게 느껴졌던 영화다.
마지막 장면에서 두명의 외계인이 도움을 요청하겠다면서 ‘3년(맞던가??) 후 돌아오겠다’는 말을 마치고 우주선과 함께 탈출한다. 중간에 아무런 절차 없이 3년 동안 왕복할 거리라면 쉽게 생각해 우주선의 최고 속도로 1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의미 같은데 존재 의미조차 잃어버릴 정도로 오랜 시간을 항해했던 거리를 1년 반만에 갈 수 있다는 의미는 결국 광속여행, 워프, 이런게 가능하다는게 아닐까? 그게 가능하다면 이런 ‘찾을때까지’의 항해도 필요없었을 것이니 말이안된다. 하지만 너무 따질 필요 없다. 킬링타임용으로 즐기기에 충분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