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힌디 드라마 / 잠타라 (Jamtara, 2020, Hindi)
딱히 재미있지도 않고 재미없는 것도 아니다. 시즌1 에피소드 10편짜리 인도 드라마로 각 에피소드는 20분 안팎이라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끝낼 수 있는 분량이다.
인도판 보이스피싱 영화라고 보면 되는데 그 수법의 단순함과 보이스 피싱 범죄자들의 구조는 우리나라와 중국 사람이 보면 너무나 ‘잡히기 쉽게 되어 있어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아무튼…
우리나라는 보이스 피싱에 사용된 통장과 통장주를 계속해서 바꾼다. 바로 추적이 되고 두 번 이상 했다가는 돈이 입금되어도 인출을 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잠타라’에서는 보이스피싱에 당한 사람들이 입금한 돈을 한 통장에 꽤 많이 담거나 하나의 통장으로 계속 입금을 받기도 한다. 경찰에 잡혀도 그게 ‘누가’ 보낸 돈인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뭔가 이상하다.
인도의 IT 기술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때 그 부품을 소나 당나귀와 같은 가축이 끄는 마차를 통해 운반했을 정도로 한 나라 안에서의 발전차이가 극과 극을 오고가지만 은행계좌와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추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영화에서는 그것이 오로지 ‘범인의 심문’을 통해 나오는, 극히 우마차다운 방법을 쓰고 있어서 아리송했다.
증거수집능력이 그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현장’을 덮치지 못하면 증거가 없어 보이스피싱범을 잡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잠타라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증거현장을 녹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 부분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앞의 에피 몇 편만 봐도 곧바로 이 분위기에, 이런 상황에 잠타라 마음 사람들과 잠타라 경찰들마냥 원래 그런 듯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밖에도 보이스피싱 수법과 관련된 내용들이 무척 초보적이었는데 일부러 그런게 아니었을까, 싶은 것이다. 인도의 형평상 우리나라 보이스피싱범들의 발달된 수법이 인도에서 시행되면 피해자 수가 급증할게 뻔하고 영화에서 그런 수법을 ‘전파’하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일부러 그 수법을 초보적인 수법에 머물게 하였고 그 수법에 당하는 사람들을 여러번 반복해서 보여줌으로써 많은 인도인들에게 이런 일에 대해 속지 않도록 알려주는 역할도 하지 않고 있나 싶은 것이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 인도영화는 노골적으로 계몽적인 역할도 많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은 차치하고 영화적 재미가 많이 아쉽다. 연출과 연기는 괜찮은 편이고 배우들도 잘 골랐다. 하지만 전체적인 재미가 너무 평범하다고 해야 할까?
스포를 최대한 피해가면서 줄거리를 간단하게 적어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잠타라’라는 마을의 ‘서니’라는 열일곱살 미성년자 남자가 어디선가 핸드폰번호와 그 번호의 주인이 적힌 명단을 구해와 보이스피싱을 시작한다. 곧이어 같이 어울려 놀던 무리와 함께 조직 아닌 조직처럼 운영하기 시작하고 누적 사기액이 어느정도 금액 이상이 되자 잠타라의 보이스피싱 이야기가 신문지면에 실리게 된다.
기사를 본 잠타라의 범죄조직 두목이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기로 결심하고 이들을 자신의 통제력 하에 두려고 하지만 ‘서니’는 계속해서 그 손아귀를 벗어난다. ‘결혼’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기영업을 확장하고 일은 점점 커져만 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에서 새로 부임해 온 여자 경찰서장의 작전은 점점 더 구체화되기 시작하고 범죄조직과 함께 성장해오던 경찰들에게도 심적 변화가 생기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을 잡기 위한 작전은 속도를 더한다. 그런 상황에서 서니와 범죄조직간의 긴장은 점점 극을 향해 달려가는데…
결말은 마음에 든다. 영화적 재미만 조금 더 높았더라면 적어도 킬링타임용으로는 부족함이 없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음악도 그렇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