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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볼트의 대륙 / 약5년간의 남미탐험으로 보는 위대한 자연과학의 아버지

훔볼트의 대륙

어디선가 ‘훔볼트’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훔볼트오징어, 훔볼트대학, 훔볼트해류 등 지금까지도 곳곳 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대부분은 그가 누구인지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오늘날로 치면 그는 지리학과 지질학, 광물학과 광산학, 해양학, 생물학, 천문학 등 십여개 이상의 학문에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같다고 비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 놀라운 것은 특히 자연과학쪽과 관련된 대부분의 자료들을 자신이 직접 탐험하고 기록하여 얻어냈다는 것이다. 이미 있던 분야를 더 발전시키거나 그 이전과 구분될만큼 한 획을 그어버린 것도 있고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분야도 있다.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건 당연하겠지만, 이 모든 분야를 단 한사람이 하나로 아울러 한 권의 책으로 저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지금까지도 훔볼트 한 사람뿐이 아닐까 싶다. 자연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워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인만큼 그에 대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면 그가 누구인지 궁금해 질 수 밖에 없을 터인데 그에 대한 자서전이나 특히 그를 유럽 최고의 유명인으로 만들었던 약5년간의 남미탐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책을 찾아보게 되면 이상하게 국내 출판시장에는 그런 호기심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만한 책이 출간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드디어 이 모든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만한 책이 나왔으니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된 ‘훔볼트의 대륙’이란 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의 책소개에 나온 문구 하나를 그대로 적어보겠다. 그가 얼마나 위대한 사람이었고 당시 사람들에게 큰 존경을 받았으며 유럽과 미국에는 여전히 그의 이름을 딴 곳들이 곳곳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걸은 길은 지도가 되었고, 그가 남긴 기록은 역사가 되었다.’

 

프로이센의 남부럽지 않은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평생을 부모에게 받을 유산으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고 당시로써는 매우 중요한 위치였던 광산쪽의, 오늘날로 치면 장관직을 맡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기며 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힘든 것은 물론,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남미 모험의 길에 들어섰는데 여기까지가 이 책의 앞부분에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났고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는데 왜 그 길에서 멀어지게 되었는지, 어린시절 그가 어떤 성격을 지녔고 어떤 분야에 어떤 재능들을 키워나갔는지, 어떤 계기로 탐험에 나서게 되었는지, 그 자금은 어떻게 모았고 계획은 어떻게 세웠는지, 해상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적대국가의 선박나포와 같은 위기를 여러번 거치며 어떻게 남미에 도착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 그의 지식이 베테랑 선장과 항해사들보다도 얼마나 더 뛰어났었는지, 등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잘 나와 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남미와 오노리코 강을 따라 가며 겪은 내용들이 이 책의 마지막까지 계속된다.

그는 학자답게, 그리고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것을 더 중시하는 사람으로써 당시 소문으로만 떠돌던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운하처럼 대륙을 횡단할 만한 강의 지류가 형성되어 있다는 소문도 직접 확인해 보는데 단순한 연구의 목적을 넘어 그게 실존하고 있다면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인가, 어떻게 이용해야 할 것인가 등까지 함께 생각해가며 탐험한다. 그는 하루 여섯시간 이상을 자지 않고 평생을 살았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탐험하고 기록하고 정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때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오노리코 강을 따라 가면서 그가 기록한 내용들을 보면 마치 내가 그 곳을 직접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구체적이다. 그가 발견한 동식물의 채집이나 기록 뿐 아니라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들까지도 모두 기록했는데 영상을 글로 보는 것 같다고 생각해보면 된다.

남미탐험중에 그가 발견하고 기록한 식물만 수천종에 이르는데 이 중 절반이 당시까지만 해도 알려지지 않은 종류의 것이었다고 한다. 수천종의 식물을 그 혼자서 발견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천적으로 몸이 건강했던 그는 원주민마저도 질병으로 고통받는 곳에서 별다른 질병이나 큰 위기없이 탐험을 마치게 된다. 탐험 중에 계속해서 보낸 수백(혹은 수천)통의 편지는 계속해서 유럽에서 발간되어 탐험 중에 그는 이미 유럽의 최고 유명인사나 다름없게 되었다. 그가 후원받던 국가와 적대국 이었던 영국의 선박에 의해 그가 탔던 배가 나포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고 믿었는데 그를 알아본 영국의 장교는 그와 기꺼이 식사도 함께하고 손님으로써 대접하여 그는 계속해서 탐험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책 ‘훔볼트의 대륙’의 부제를 보면 남아메리카의 발명자, 라고 써 있는데 그가 이루어낸 업적을 보면 결코 과장된 것이 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훔볼트는 어떤 성격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 이와 같은 위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는지 그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현재로써는 이 책이 읽어보기에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다른 책도 보았는데 내용도 부족하고 특히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약5년간의 남미탐험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다루어지고 있었다. 그의 생애를 통해 무엇을 배울지는 각자의 몫이고 개인적으로는 그에 대해 항상 목말라있던 궁금증이 이 책을 통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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