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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며 표시하기 좋은 독일제 형광연필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형광펜이 아니라 형광연필이라고 불러야 할까 형광 색연필이라고 불러야 할까.

책을 읽을 때 표시하던 방법은 이렇다.

 

(1) 연습장 하나를 펼쳐놓고 중요 부분들을 적어가며 읽기

그렇게 봐야 되는 책이 있다. 일반 책은 이럴 필요가 없고 그랬다가는 흐름만 끊겨 재미도 없고 힘만 든다.

 

(2) 싸구려 띠지를 구입해 필요한 부분마다 붙여가기

가장 좋다. 얇은 띠지보다는 연필로 메모가 가능한 1.5cm 정도 되는 두께의 종이 띠지가 좋다.

중요문구에는 띠지만 붙이면 되고 생각나는 것은 단어로 몇 개 적으면 된다.

나중에 띠지 있는 부분만 확인하고 띠지는 떼어내 재활용하거나 버리거나… 부담이 없다.

 

(3) 형광펜으로 줄 치며 읽기

한번 읽고 말 책이라면 형광펜을 이용하는게 가장 좋다.

괜히 자 같은 것 꺼내지 말고 형광펜으로 대충 칠해가며 보고 한두번 더 확인하고 메모로 남겨야 될게 있다면 남기고 그 책은 버리면 된다.

책은 장식용도 있고 보관용이나 소장용도 있지만 한두번 읽고 건질것만 건지고 버려도 되는 책이 굉장히 많다.

일반 형광펜은 뚜껑식이라 열고닫아야되서 귀찮다. 노크식 형광펜은 예외다. 이건 괜찮다.

혹은 뚜껑없이 연필처럼 깎아쓰는 형광연필도 괜찮다. 부담없이 연필처럼 가지고 다니면서 그으며 보면 된다.

어렸을 때는 책이 귀했다는 말이 맞을 정도로 돈이 없는 시기였다. 책 살 돈 없는 사람이 많았고 부모님 세대는 더 그랬다.

공부만이 출세의 길이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돈 없으면 괄시받는 시대였고 노동은 인정받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공부를 통해 좋은 대학 가서 좋은 기업에 취직하거나 시험에 붙거나 ‘사’자 돌림의 직업을 갖는다거나 하는게 당연한 꿈이었다.

부모님은 힘들다보니 자식은 그렇게 살게 되지 않기를 원했고 그래서 ‘책’이라는게 마치 그 자체로 목적인 것처럼 인식된 세대이기도 하다. 책을 깨끗이 봐야 된다는 이유가 나오면 그것으로 더 ‘믿음’을 굳건히 만들었고 깨끗이 본다는 사람 중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마찬가지였다.

물론 말이 고와야 행동도 고와지는 것처럼 책을 대하는 태도가 지식에 대한 자세를 만들 수도 있지만 주객이 바뀌어서는 안되고 본질이 변질되어서는 안된다. 책의 목적을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선풍기를 켜고 자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렸을 때부터 선풍기를 켜고 자면 죽는다는 말을 들어왔고 심지어 뉴스에서조차 선풍기를 켜고 잤던 사람이 죽은 사례가 마치 문닫고 선풍기를 켜고 자서 죽은 것처럼 왜곡되어 보도되곤 했기 때문에 선풍기를 켜고 자는게 껄끄러운 사람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책도 왠지 지저분하게 보면 나쁘다고 생각하고 책을 깨끗이 읽는 자기자신에 대해 뿌듯해 하는 사람도 많다. 더 나아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책을 지저분하게도 읽는 사람들을 보고 괜히 나쁘게 판단하는 사람도 있다.

책은 그 책의 목적에 맞게 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그것을 깨달은 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였다. 혼자 서게 되면서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그동안의 습관같은 관념이 하나둘 변경되기 시작했다. 책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소장하고 싶은건 깨끗이 보지만 얼른 읽고 습득하거나 즐기거나, 그리고 더 보관할 필요가 없는 책은 그 책을 읽는데 가장 좋은 방법으로 가장 편한 방법으로 본다. 형광연필은 그것을 돕는 한 방법일 뿐이다.

책값이 비싸면 다시 팔 것을 생각해서 띠지를 사용한다.  이도저도 아니면 형광연필이나 노크식 형광펜이다.

이동할 때는 책보다는 전자책으로 바뀌어갔다.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편해졌다. 배터리도 며칠이고 오래간다. 책은 그 책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에 따라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아무튼… 형광연필의 장점은 색이 섞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 따라서 노크식 형광펜도 괜찮은데 상대적으로 빨리 닳아서 지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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