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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CEO 메뉴얼

하드씽 / 벤 호로위츠

이 책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메뉴얼’이다. 더도 덜도 없다. 그러나 저자의 홍보책자로도 볼 수 있어 내용의 신뢰성은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창업에서 관리, 조직의 확장, 매각, 투자까지의 포괄적인 분야 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각 단계에 있어 구체적인 메뉴얼을 제공해준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동안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책들은 수없이 많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직설적이다.

원제는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이다. 어려운 것 중들 중에서도 어려운 것이라는 소리인데 기업을 운영하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수많은 위기상황에 수없이 봉착하게 되고 이때 가장 중요하며 최종적인 책임과 함께 내일을 결정할 선택을 하는 사람이 바로 CEO다. 가장 어렵고 어려운 순간의 선택에 있어 CEO는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하며 최종적으로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 평상시의 자잘한 것들에서부터 전시(=위기상황)의 중요한 것들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폭넓은 분야에 있어 실질적인 조언을 직설적이고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말만 번드르 한 것인지 실제로도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기업의 가치를 한단계 높이기 위한 관문은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CEO는 기업에 어떤 기준을 마련해 주어야 할까. 가령 인재들은 어떻게 채용하고 어떻게 해고해야 하며 기업의 가치는 무엇에 두어야 하고 사원들의 직급은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면담은 왜 필요하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직원들과 임원들간의 관계와 CEO와의 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지 등 각각의 단계별 상황에 맞는 메뉴얼을 제공한다.

따라서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드러난 목적이고 이 책에 숨겨진 또 하나의 목적은 ‘저자의 멋들어진 이력서’라는 것이다.

무슨 소리인지는 하워드 슐츠의 첫번째 책인 스타벅스를 생각해 보면 될 것 같다. 그 책을 읽게 되면 스타벅스 기업이 어떻게 탄생했고 확장되었으며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스타벅스의 경영가치와 기업문화,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스타벅스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지 등 스타벅스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드라마와 같은 스토리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

이 기승전결의 스토리에 감동까지 더해진 드라마적인 스토리는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스타벅스에 대한 호감과 애착을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다.

제목도 스타벅스이고 내용도 스타벅스에 대한 것이지만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그만큼의 또 다른 커다란 아이콘 하나가 친밀하게 다가와 자리잡는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의 스토리가 곧 하워드 슐츠 개인의 스토리와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얼마나 미화된 것인지는 생각하기 어렵게 만든다. 스타벅스는 그저 잘 쓰여진 광고책자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이 책 ‘하드씽’도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 어떤 책을 쓴 목적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의 이력과 함께 현재 어떤 상황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를 봐야 한다. 대부분 거기에 진짜 목적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책 뒷부분에 보면 자세히 나와있는데 그는 현재 실리콘밸리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벤처 투자자라고 한다. 6천6백만달러로 시작한 회사를 8년만에 24배 규모인 16억달러 가치의 회사로 키워내 매각하기까지의 그의 이력이 이 책에 고스란이 담겨 있는데 그는 이 경험을 통해 한 벤처 캐피털 회사의 창단멤버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많은 비즈니스의 난제들이 계속되고 또 계속되는 상황을 겪어나간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이 책을 통해 그 구체적인 과정과 결과까지를 살펴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저자인 벤 호로위츠의 능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그가 세운 벤처투자기업의 훌륭한 홍보물(이력서)로도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창업과 기업운영의 위치에 있는 CEO들에게는 구체적인 메뉴얼이자 저자와 저자의 벤처투자기업에 있어서는 성공적인 홍보물이 아닐까 싶다. 여하튼 숨겨진 목적은 차치하고 메뉴얼 그 자체로써도 괜찮아 보이는 책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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