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인민출판부 번역의 서유기 완역본 / 올재클래식
서유기는 도교의 깊은 뜻을 품고 있는 경전에 버금가는 책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은 손오공과 삼장법사의 흥미로운 여행 이야기일 뿐이다.
마침 올재클래식스에서 연변인민출판부가 번역한 서유기의 완역본이 출간되었다길래 읽었다.
도교와 관련된 부분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이야기가 재미있고 몰랐던 내용들이 너무 많아 계속 읽었을 뿐이다.
그 중 이들이 왜 여행을 떠났는지… 그 부분에 대해 옮겨와 본다.
삼장진경에 대해 먼저 적어봐야겠다.
여래는 설법을 마친 후 이런 말을 했다.
(…) 그러나 남섬부주 사람들은 음탕하고 남의 재화를 보고 좋아하며 싸우질과 살생을 멈출 때가 없다. 소위 ‘구설의 흉 장’이요, ‘시비의 악해’란 이를 두고 말하는 걸 거야. 그렇지만 나는 여기에 삼장의 진경 삼장의 진경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들을 권화하고 선으로 인도할 수가 있어!
이 말을 들은 보살 중 한 명이 여래에게 물었다.
여래님, 삼장의 진경이란 어떠한 것입니까?
여래가 말했다.
법장은 하늘을 예기한 것이고 논장은 땅을 말한 것이며 경장은 영귀를 제도하는 것이다. 세 장은 모두 35부로 1만 5천 1 백 44권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이치를 닦는 길이 될 것이고 선으로 가는 문이 될 것이다. 나는 이것을 동녘 땅에다 보내고자 하지만 견딜 수 없는 건 그곳의 중생들은 어리석어서 진언을 대수롭잖게 말하고 우리들 법문의 의의도 모를 뿐 아니라 유가의 정종을 깔보고 있는 거다. 때문에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법력 있는 자를 뽑아 만수천산의 고초를 겪으며서 내게로 오게 하고 싶다. 여기서 진경을 얻어다 오래도록 동녘 땅에 전해서 중싱을 권화한다면 그것은 산만큼 큰 복덕이요, 바다만큼 큰 경사가 되겠네. 누가 그 동녘 땅에 가 줄 사람이 없을까?
관음보살이 여래의 둘레를 세 번 돌고는 아뢰었다.
저는 무능한 자이오나 동녘 땅으로 가서 경을 가지로 올 사람을 구해 오겠습니다.
여래는 크게 기뻐했다.
도중의 정황을 조사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하늘 높이 날아서는 안 된다. 구름과 안개를 낮추어 타거나 걸으면서 산수의 형편을 제 눈으로 보고 이수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불경을 가지러 오는 자에게 잘 말해 주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러나 아무리 굳은 신념을 가졌다 해도 여행은 고생스러울 테니까 그대에게 다섯 개의 보물을 주겠다.
여래는 아난과 가섭을 시켜 금란가사 한 벌과 구환석장 하나를 가져오게 했다.
이 가사와 석장은 불경을 가지러 오는 자에게 주어서 쓰게 하는 것이 좋겠다. 꼭 여기까지 오려고 하는 자에게 입혀라. 이 가사를 입기만 하면 윤회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또 이 석장을 쥐고 있기만 하면 재화를 입지 않을 것이다.
보살이 예를 올리고 이를 받으니 여래는 세개의 테를 꺼내어 보살에게 주었다.
이 보물은 긴고란 보물이다. 어느 것이나 모양은 똑같지만 그 쓸모는 제각기 다르다. 나에게는 금(金), 긴(緊), 금(禁)이란 세 편의 주문이 있다. 만약 도중에서 신통력이 비상한 요마를 만나거든 불문에 귀의해서 저 불경을 가지로 오는 자의 제자가 되라고 권해 봐라. 그러나 만약 그자가 권유대로 따르지 않을 때에는 이 테를 그의 머리에 씌워 줘라! 그러면 테가 저절로 살 속에 뿌리를 뻗게 될 테니까 말이야. 그 다음에 다시 각각의 쓸모에 따르는 주문을 외우게 도면 그의 눈알이 튀어나오고 골치가 아프고 이마가 찢어질 거다. 이렇게 되면 그자를 불문에 귀의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
서유기의 완역본과 관련해 세 종류가 있다는 것 같다. 그 중 연변인민출판부 번역본은 어투가 조금은 낯설어도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가장 좋은 번역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개인의 의견인지 아닌지를 모르겠다. 완역본 자체는 이 책이 처음인데 아는게 없어서이기도 하고 별다른 비교대상이 없기도 해서 평하지는 못하겠고 다만 몰랐던 내용들이 너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정도로 적어본다.